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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산업, 지역 발전과 함께해야 - 김진상 KIST 전북복합소재기술연구소 분원장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석유, 석탄으로 대표되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span style="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2015년 12월 195개국이 채택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의해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탄소배출량을 향후 대폭적으로 줄여야 한다. 파리협약에서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1.5도까지 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자발적으로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은 국가의 사활이 걸린 문제일 수밖에 없다.<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span style="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한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다. 2018년에는 수소경제 활성화와 수소기술 개발 관련 로드맵을 마련했고, 올해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며 수소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산업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 국내 수소시장 매출 규모는 70조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킨지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쯤 세계 수소산업의 매출 규모는 2조 5000억 달러(약 3000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span style="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세계적 흐름인 수소경제를 선점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 외에도 지역 차원에서의 기술력 확보와 인프라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2019년 전주ㆍ완주, 울산, 안산 세 곳을 수소 시범도시로 선정했고, 산업ㆍ인프라 등에서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전주ㆍ완주 지역은 세계 최초 수소트럭 상용화와 국내 유일 수소버스 생산 지역이다. 탄소복합소재를 활용한 대용량 수소 저장용기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 용품 인증센터도 잇달아 유치했으며, 수소 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까지 추진하고 있어 국가적인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br style="letter-spacing: 0px; 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지역이 핵심 역할을 하는 그린뉴딜 정책은 수도권 집중 현상에 따른 지역 낙후ㆍ소외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수소경제는 그동안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지역에 그린산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가능하게 하여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 목적까지 달성할 수 있다. 앞으로도 지역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이고 균형된 정책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출처 : 서울신문(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1026030005&wlog_tag3=naver<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34, 34, 34); font-size: 14pt;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4pt;="" letter-spacing:="" -1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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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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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광장] ‘완벽주의’ 독일과 ‘다이내믹’ 한국의 하모니 - 김수현 KIST 유럽연구소장
KIST 유럽연구소가 있는 독일 자르브뤼켄. 이 조용하고 아담한 도시에도 요즘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 특히 BTS 팬이 많아지며 시가 운영하는 교양강좌에 한국어 강좌가 4개나 개설됐다고 한다. 인구 20만명 정도의 소도시가 이런 정도인데 다른 유럽의 대도시는 어느 정도일지 쉽게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KIST 유럽연구소는 1996년 자르브뤼켄에 자리 잡았다. 국내 정부 출연기관 중 첫 해외 진출 사례이자 유럽 내 유일한 한국연구소를 향한 국내 각계의 큰 기대와 응원 속에 지난 25년간 유럽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선진적인 연구환경을 습득에 최선을 다했다. 유럽 연구기관들과의 과학기술 교류와 공동 연구 확대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그중 특히 더 심혈을 기울였던 분야가 환경변화와 감염병과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다. 말도 낯설고 문화도 다른 유럽 현지에서 한국 과학기술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고 유럽 연구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도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무수한 난관과 장벽을 통과한 현재, KIST 유럽연구소는 한류만큼이나 달라진 ‘K-R&D’의 위상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KIST 유럽연구소를 중심으로 독일 프랑스 스웨덴 벨기에 핀란드 이탈리아 등 7개국 전문가가 모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연구협의체다. KIST 유럽연구소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체 내 독성 발현 경로(AOP)’를 제시하며 국제 연구계에 큰 파란을 일으켰다. 이와 함께 KIST 유럽연구소의 AOP를 통한 공동 연구 제안은 전 지구적 감염병 사태의 조속한 해결에 골몰하고 있던 세계 과학기술계의 큰 관심을 이끌어내며 국제적인 연구협의체 결성의 결정적인 지렛대가 됐다. 동물실험 금지가 확대되며 인체 및 환경 독성 평가가 점점 어려워지는 유럽 상황에 대응해 연구·개발 중인 물벼룩, 제브라피시 이용 차세대 동물대체시험법도 현지 연구자들의 큰 관심을 받는다. 또한 환경안전성 관련 OECD 국제활동에 한국 대표부로 참가해 전문가모임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미세먼지 모니터링기술의 실증사업이 한창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KIST 유럽연구소는 환경 관련 연구역량을 빅데이터, AI 등과 접목해 미래예측 가능성을 더욱더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곳에서는 종종 “랑잠, 아버 지혀!(Langsam, aber sicher!)”라는 표현을 듣게 된다.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한다’는 뜻이다. 일이 늦어져 불편하더라도 완벽하게 해서 뒤탈이 없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매사에 완벽을 지향하고 무엇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독일 사람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독일인들은 조금 무뚝뚝해 보여 처음 사귀는 게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친구가 되고 나면 온 마음을 내어주는 건 한국인과도 비슷한 점이 많다. KIST 유럽연구소는 25년간 쌓아온 신뢰의 자산 위에서 독일의 선진 연구 시스템과 완벽주의, 한국의 강점인 스피드와 다이내믹함을 융합해 더욱 시너지 높은 첨단 연구·개발의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출처: 헤럴드경제(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928000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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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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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이자 최고 기술’만이 답이다 - 윤석진 원장
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최근 모두 폐막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치른 첫 올림픽에서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준 것은 메달 획득보다 젊은 선수들의 해맑은 웃음이었다. 결승전 석패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맘껏 시상식을 즐기던 여자 펜싱팀, 금메달을 가져간 상대 선수에게 노력의 결과라며 ‘엄지 척’을 선사했던 태권도 이다빈 선수, 관객의 환호를 유도하며 한국 신기록에 도전하던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그랬다. 순위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과거의 선수들에게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자긍심과 여유가 가득했다. 아시아의 한편에 한국이란 나라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메달 수와 색깔에 매달렸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여겨졌다. 혁신 없인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해 ‘기술 금메달’ 위한 담대한 도전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 컨트롤센터는 일본의 요청으로 올림픽 기간 내내 그들이 보유하지 못한 성장호르몬과 유사 금지약물 분석 기술을 지원했다. 첨단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인류의 진보라는 올림픽 정신에 대한 순수한 공헌을 통해 한국사회가 이제는 확실히 과거보다 한 발 더 전진했음을 확인했다. 매년 발표되는 세계 국가경쟁력 조사도 이런 자신감을 뒷받침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올해 한국의 경쟁력을 세계 23위로 평가했다. 일본은 30위권 밖이다. 블룸버그 ‘혁신 지수’는 대한민국이 세계 1위다. 두 기관 모두 우리 국가경쟁력의 가장 큰 지렛대로 우수한 과학기술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을 꼽았다. 우리나라가 세계 몇 번째로 첨단기술 보유국이 됐다는 뉴스는 이제 더는 특별할 것 없다. 하지만 경제 대국이자 과학기술 강국으로도 불리게 된 2021년의 대한민국에서 ‘세계 몇 번째’ 기술이 빠르게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미국·독일·일본이 그러하듯 한국도 이제 신흥국들의 압도적인 생산력과 가격경쟁력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은 ‘세계 최초이자 최고 기술’이 유일한 답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는 스포츠 선수들과 달리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자들에게는 ‘금메달 과학기술’만이 유효한 상황이라 하겠다. 세계 최초이자 최고를 추구하는 연구개발 풍토는 급조되기 어렵다. KIST는 이미 20년 전부터 세계 선도형 연구로 목표를 전환했지만, 논문·특허 등으로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평가 풍토 속에 어쩔 수 없이 위험을 회피하는 전략을 선택해야 했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잘 알기에 지난 1년간 치열한 내부 소통과 토론을 거쳐 인사·평가·조직 등 제도 혁신에 매진했다. 혁신은 말처럼 그리 멋지기만 한 일이 아니다. ‘가죽을 벗기고 새 살을 돋게 한다(革新)’는 원래 뜻을 알면 이면에서 견뎌야 할 통증의 크기가 더 실감 나게 다가온다. ‘변화는 위험하니 가만히 있으라’던 일부의 걱정스러운 충고도 괜한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 그래도 도전하면 단 0.1%라도 가능성이란 것이 생긴다. 지금 다시 혁신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디지털의 미래를 외면하다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밟지 말란 법이 없다. KIST는 요즘 두 가지 금메달 과학기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하나는 ‘그랜드 챌린지’ 사업이다. 이름처럼 한국은 물론 인류에게도 꼭 필요하나 현재의 기술로는 실현 불가능한 연구개발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담한 도전은 예기치 않았던 성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탁월한 연구팀을 발탁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브랜드로 육성하는 ‘K-Lab’이다. K-Lab은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향상과 지속가능성은 물론,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한국에 국제협력 연구개발의 새로운 구심력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출처: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0204#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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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9.28
- 조회수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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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분홍 셔츠를 입은 이유 - 김현우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선생님께서 분홍셔츠를 입으래요." 얼마 전 초등학교 4학년인 막내가 잔뜩 뿔이 난 얼굴로 인사도 잊은 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전했다. 학교에 분홍셔츠를 입고 온 학생이 괴롭힘을 당했다. 선생님이 폭력은 절대 안 된다면서 분홍셔츠를 나눠주며 함께 입자고 하셨다고 한다. 사실 이 이야기는 2007년 캐나다에서 시작한 '핑크셔츠데이'라는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의 일화였다. 아이는 선생님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말씀만으로 충분한데 분홍셔츠를 입고 등교하려니 부끄럽다고 했다. 맹사성은 황희와 함께 성군 세종대왕 시대를 이끈 명재상이다. 어린 나이에 급제한 맹사성은 덕망이 높은 고승을 찾아가 좋은 지방관이 될 방안을 물었다. 고승은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좋은 일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당연한 이치가 아니냐며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며,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깨우치는 것만 못하며, 백 번 깨닫는 것이 한 번 행하는 것만 못하다(百覺而 不如一行·백각이 불여이행)는 가르침을 줬다. 선생님은 분홍셔츠를 직접 입음으로써 폭력을 경계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태도를 일깨워 주고자 하셨다. 이튿날 아이는 교실에 팽개쳐 두었던 분홍셔츠를 고이 접어 집으로 가져왔다. '백각이 불여일행'은 제품의 가치를 전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체험 마케팅의 핵심 개념이다. 2014년 들어온 이케아(IKEA)는 판매하는 제품만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또 고객을 1박2일 '이케아룸'으로 초대해 체험기회를 제공했다. 이케아는 단 4개 점포로 업계 3위에 올랐다. 아모레퍼시픽도 좋은 사례다. 20년 전 개관한 '오설록'은 제주도의 관광명소가 됐다. 자원순환의 가치를 전하는 '공병공간'과 다양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아모레성수'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최근 대면체험이 어려워지자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과학기술에서도 체험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는 세계 10위지만 연구·개발 규모는 다섯 계단이나 높은 세계 5위다.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에 과학기술이 기여했다는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 이 믿음을 지속하려면 시대적 사명에 부응하는 연구·개발은 물론 일반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첨단기술과 혁신제품일수록 그 내용과 가치를 국민에게 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국민에게 먼저 다가가야 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서울지하철6호선 상월곡역에 사이언스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역사 벽면과 기둥에 과학기술 역사, 인물, 주요 성과와 미래 모습을 담았다. 혁신기술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리빙랩도 있다. 코로나19로 잠시 중단했지만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위한 체험형 과학동화연극은 6개월 예약이 금방 완료될 만큼 인기가 좋다. 예산과 역사공간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지 않지만 시민에게 친숙한 공간에서 과학기술을 전한다는 의미가 크다. 창의적인 소통채널이 필요하다. 수림문화재단과 KIST는 예술가와 연구자가 함께 참여하는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공망막, 팸토초레이저, 로봇, 센서,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설치·조각·회화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예술가에게 새로운 모티브를, 연구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관람객에게는 과학기술을 예술적 감성으로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2019년 '사용된 미래', 2020년 '재난 감각'에 이어 올해도 '데이터'를 테마로 예술가와 연구자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 모두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겸허한 자세로 실행해야 한다. 맹사성이 방을 나설 때 문틀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지요." 고승은 빙그레 웃고 있었다. 출처: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9271408352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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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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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독립, 진검승부의 시기가 다가온다 - 하헌필 극한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규제 사태가 2년이 지났다. 두 해가 지난 현재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오히려 긍정적인 자극이 되어 소부장 핵심 품목의 대일 의존도 감소세가 3배 가속화했고, 관련 국내 기업의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같은 국면 전환은 정부와 민간부문이 총력 대응을 통해 발 빠르게 위기에 대응했기 때문이었다. 기업은 수출규제 품목에 대해 필요한 소재 공급망을 다양화하는 노력과 함께 그동안 개방하지 않았던 생산라인을 소부장 공급 기업에 개방해 신규 기술을 검증하는 노력과 함께 과감히 신기술을 최종 제품에 적용했다. 오늘날 전 세계의 산업구조는 거대한 가치사슬로 묶여 있다. 소재, 부품, 완제품 제조와 유통,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비즈니스의 전 과정이 다수의 국가와 지역에 걸쳐 분업화돼 있다. 한·중·일 3개국 역시 오랜 시간 다듬어온 삼각 분업체제를 통해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사슬을 형성해왔다. 일본이 기초 소재를 공급하고 한국이 중간재와 부품으로 가공해 수출하면 중국이 완제품을 조립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우리는 일본이 공들여 다져온 공동번영체제에까지 위협을 가하지는 못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2019년 모두의 상식을 깬 일본의 선택을 통해 우리는 국제적인 분업화 추세에 기대어 관심과 투자를 게을리했던 기술이 언제든 비수가 되어 돌아올 수 있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촉발한 동북아 분업체계의 분열과 점점 더 격해지는 미·중 패권경쟁이 상징하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자원과 기술의 무기화를 통한 비이성적인 공격은 언제든 다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소재 분야의 기술개발은 오랜 시간의 연구와 노하우 그리고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미래에 예상되는 기술전쟁과 무기화가 가능한 핵심 기술들을 면밀히 파악해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KIST의 신촉매 개발 사례는 좋은 예시가 될 듯하다. KIST는 자체적인 미래 전망을 바탕으로 2010년께부터 이미 한발 앞서 전 지구적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연구를 시작했다. '질소산화물 분해촉매'도 그중 하나였다. 연구개발이 완성될 무렵 국제해사기구(IMO)는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2016년부터 대형선박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규제를 3단계(Tier Ⅲ) 기준으로 강화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에 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것은 덴마크와 일본의 엔진설계 및 제조회사였다. 이들이 먼저 강화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개발에 성공한다면 국내 산업계는 시장의 주도권을 잃고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외 기업들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핵심인 고내구성 저온촉매 기술 개발 실패로 최종적으로 저감장치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후발주자였지만 KIST가 보유한 저온촉매 기술을 적용한 국내기업이 최종 승자가 되었다. 소재 독립을 향한 진검승부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현재의 상황은 우리가 보유한 기술들을 총동원해 대처할 수 있었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해 온 씨앗 기술이 없으면 문제에 대한 근본적 대응은 어렵다.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미래의 기술전쟁에 대비한 전략이 없으면 이번 사태로 인해 겪은 어려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커다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출처: 매일경제(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9/916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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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9.27
- 조회수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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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없는 시대를 향해 - 배애님 치매DTC융합연구단장
유엔 세계인구고령화보고서는 오는 2050년께면 100세 장수가 보편화되는 '백세인'(Centenarians)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 수명이 늘어나는 건 기쁜 일이지만 장수의 본질이 수명이 아니라 삶의 질이란 점을 생각하면 준비해야 할 것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피폐해지는 치매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상품명 아두헬름)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FDA가 치매 관련 신약을 승인한 것은 2003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효능에 대한 거센 논란 속에 임상 4상을 실시해야 하는 조건부 승인의 꼬리표가 붙었지만 일시적 증상완화제가 아니라 세계 최초의 원인치료제라는 점에서 향후 치매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되리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아두카누맙이 FDA의 가속승인(accelerated approval) 대상이 된 것은 치매의 주요 원인물질로 알려진 환자 뇌 속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감소시키는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아두카누맙과 또 다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로슈사의 간테네루맙 역시 FDA와 가속승인을 협의하고 있다. 논란이 많음에도 FDA가 새로운 치매 치료제에 대한 가속승인을 적극 검토하는 이유는 치매의 심각성 때문이다. 세계의 다수 제약사와 연구소가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99%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치매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최대 난제는 진단 시기다. 치매는 대부분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단계에서 진단되는데 이때는 이미 중증 상태로, 기존 치료제로는 진행을 돌이키기가 어렵다. 치매 원인물질은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뇌 속에 쌓이기 시작한다. 원인물질이 축적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완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최근에는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을 무증상 환자와 유증상 환자로 나눠 설계하는 방식으로 초기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4년 후인 2025년에 고령자 1000만명 이상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전망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로 세금 납부자는 줄고 고령인구에 대한 공적 비용은 급증하는 사회적 불균형이 심각한 갈등으로 발전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의 증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국내 치매 환자가 2024년 100만명, 2039년 2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치매를 국가적 과제로 다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는 당면한 치매 문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2015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중심으로 전문가를 집결시킨 치매 DTC 융합연구단을 출범시켰다. 초기에는 6년이란 짧은 기간에 국가적 요구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주목할 성과가 쌓이기 시작했다. 가상현실(VR) 드라마를 보면서 치매를 조기 예측하는 기술과 치매환자 간병보조용 로봇 '마이봄'이 탄생했고, 임상으로 이어질 만한 유력한 치료제 후보물질도 여럿 도출됐다.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었다. 아두카누맙의 성공이나 치매DTC 융합연구단의 연구개발(R&D) 사례에도 치매 정복은 아직 요원한 꿈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투자와 관심,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인류가 꿈꾸는 치매 없고 건강한 백세 시대의 귀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 출처: 전자신문(https://www.etnews.com/2021092200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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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경제 선도국으로 가는 길 - 최치호 홍릉강소특구사업단장
최근 정부는 바이오산업을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3대 주력산업을 넘어설 혁신 선도분야로 선정하고, 우리나라가 전 세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거대산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개발의 승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특성이 있는 바이오산업을 두고 국가 간 기술선점 및 시장선도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글로벌 바이오 강국을 실현하기 위한 국가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 국가경쟁력은 세계 20위 주변을 맴돌고 있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2%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에 있어서 향후 5년은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영원한 추격자로 남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국가가 보유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총력전을 펼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이를 위해 몇 가지 개선돼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여러 조직으로 분산돼 일관된 정책유지가 어렵고 부처 간 역할분담도 모호한 보건의료 R&D 거버넌스의 통합과 컨트롤타워의 기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부처 간 상호연계 강화를 위해 부처별 역할분담과 다부처 협업·연계 강화 등 조치가 취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보건의료 R&D의 높은 실패 가능성과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특성을 반영해 시장 중심의 수요기반 장기 R&D 체제로의 개편 또한 필요하다. 아울러 민관이 공동으로 임상에 집중투자하는 메가펀드를 조성해 신약개발 자금의 임계 규모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 정부 R&D 예산대비 성과관리 활용예산은 보건복지부의 경우 0.8%에 불과하고, 죽음의 계곡을 넘기 위해 중점적으로 투입해야 할 중개연구지원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신약개발 효율성이 15위에 머무르는 등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다. 우수한 기초연구성과를 실용화 단계까지 장기지원하는 중개연구 연계 상용화 전용사업을 미국이 40여년간 혁신의 시드펀드로 운영해온 SBIR처럼 한국 대표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바이오제약산업의 특성상 혁신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게 산·학·연·병원·기술금융이 함께 클러스터를 형성해 공진화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영국을 비롯한 바이오산업 선진국은 월드클래스 슈퍼클러스터 육성사업을 추진, 기초과학을 강화하고 이를 소기업벤처로 연계해 글로벌제약사들이 위치한 클러스터의 생태계에서 육성함으로써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국가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국가 수준의 바이오클러스터 육성전략이 부족한데, 글로벌 경쟁력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의 육성 및 광역 클러스터 간 유기적인 연계협력에 지원을 집중해 바이오 경제 선도국으로 나갈 길을 열어야 한다. 지난해 7월 홍릉지역이 서울 내 유일하게 바이오헬스케어에 특화된 강소특구로 지정됐다. 혁신역량을 보유한 KIST, 경희대, 고려대와 대학병원들이 민간투자기관들과 함께 바이오혁신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홍릉강소특구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신화로 소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헤럴드경제(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81100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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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달성, 전략적 접근 필요 -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한종희 책임연구원
지구 온난화가 지구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이 시점에 탄소중립은 이제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그 구체적인 달성 전략과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으로 7억2,700만 톤에 이르고 있고, 이중 약 86%를 차지하는 6억3,200만톤이 에너지 분야에서 배출됐다. 즉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분야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의 산업 구조를 가졌으나 아직도 석유와 석탄을 사용하는 탄소 중심의 에너지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탄소중립에 대한 전략 수립과 이의 실행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효율 향상 등을 통한 에너지 수요 관리와 이산화탄소의 포집·저장·활용 등을 통한 탄소 저감의 추진뿐만 아니라 탄소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무탄소·친환경 에너지 공급체계로 전환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무탄소·친환경 에너지 체계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의 비중 확대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전력계통의 혁신이 필요하며, 수소를 에너지 캐리어로 사용하는 수소에너지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또한 에너지 믹스의 개선을 통해 여러 가지 무탄소·친환경 에너지원을 환경과 조건에 맞게 개발해 보급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리 실정을 분석해 가능한 여러 가지 에너지원을 고려를 해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는 탄소중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지만, 국내에는 태양에너지, 바람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의 자원도 그리 풍족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수소에너지, 원자력에너지 등 부족한 재생에너지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수소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는데 이는 수소의 친환경성, 고갈 걱정이 없는 풍부함, 높은 무게당 에너지 밀도,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성 등의 장점 때문이다. 수소에너지라고 하면 재생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하고 수요지까지 운송하고 이를 연료전지에 공급·발전해 전기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소 전주기 가치사슬을 주로 말한다. 최근 탄소중립과 함께 수소의 또 다른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용으로 활용되는 수소의 역할이 그것인데, 철강 산업에 있어서는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코크스 환원방식에서 코크스를 대신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수소환원제철 공법이 주목받고 있으며, 화학산업에서는 필요한 열원의 공급을 수소를 연소해 얻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석유, 석탄 또는 천연가스로부터 생산해 사용하고 있는 기초유분 등 화학공정의 원료를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반응시켜 항공유, 또는 가솔린 등 수송용 연료, 즉 E-Fuel을 생산하는 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수소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많은 산업 분야에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은 우리 후대를 위해 풀어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이며, 경제, 기술, 사회, 문화 등 거의 모든 인간사회에서 변화를 이루어야 하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다. 물론 2050년까지는 3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지만, 어느 누구도 탄소중립을 쉽게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현재 탄소중립을 위해 고려되고 있는 기술들은 지속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30년 후에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이 아니라 30년 후의 모습을 보고 탄소중립의 전략과 실행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미래의 모습과 기술 발달 추이에 대해서는 어떤 예측도 정확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에 기반해 기술 발전 추이를 예측하고 실현 가능성을 판단해 미래에 공헌도가 예측되는 기술들을 많이 포함해 전략을 수립한다면 좋은 전략과 실행 방안이 될 것이다. 현재 정부와 탄소중립위원회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전략과 실행 방안들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 수정될 기회가 있겠지만 첫 번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계획으로 큰 의미를 지닌 이번 전략과 실행 방안이 우리나라를 탄소중립으로 잘 이끌어줄 우수한 전략으로 준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출처 : 투데이에너지(http://www.todayenerg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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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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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 시대…1인당 배터리 수, 첨단화 지표 될 수도 - 정경윤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
배터리의 미래 ‘1인당 배터리 보유 수.’ 앞으론 이런 게 개인 첨단화의 지표가 될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나부터 세어본다. 일단 노트북과 스마트폰, 시계 속 배터리는 기본이다. 최근에 마련한 무선 이어폰에도 배터리가 있다. 가방 속 넣어둔 발표용 레이저포인터, 보조 배터리, 자동차의 배터리까지…. 그다지 첨단화되지 않은 필자가 보유한 배터리만도 7개다. 수년 전부터 ‘BoT’라는 신조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의 조어법을 본뜬 사물배터리(Battery of Things)의 영어 약자다.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 시대, IoT의 사회가 깊어질수록 ‘1인당 배터리 보유 수’는 늘어날 것이고, BoT란 표현 또한 더 자주 만나게 될 것이다. BoT의 시대, 세계는 지금 시장의 급팽창과 함께 ‘배터리 전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금까지가 한·중·일 삼국지였다면,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까지 뛰어들면서 무한경쟁의 배터리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배터리 기업으로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일본은 파나소닉, 중국은 CATL·BYD 등이 있다. 중국의 경우 풍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많은 기업이 자동차용 2차전지에 투자를 하고 있고, 풍부한 원료,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일본의 경우 과거 90년대의 독점식 호황기는 지나가고, 셀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예전보다 약화한 양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미국 테슬라와 손잡고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아직도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전지에서의 호황기는 과거만 못하지만 아직도 부품·소재에서는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엔 배터리 관련 스타트업이 많이 생겼다. 리튬이온전지보다는 전고체전지, 리튬메탈 관련 등 차세대 쪽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양상이다. 유럽도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발맞춰 ‘배터리 내재화’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매우 당연한 수순이며 거꾸로 생각하면 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전기자동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배터리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의 엔진 역할을 한다. 즉, 가장 중요한 부품이며, 우수한 배터리 기술을 가진 회사가 좋은 자동차 회사가 되는 것이다. 자동차업체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해야 할 형편이다. 지금 좋은 자동차 회사라고 얘기하는 회사들이 엔진 기술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 회사들인 것과 같은 이치다. 대표적으로 독일 폴크스바겐이 전기차와 배터리에 집중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오는 2025년 시장에서는 독보적으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다. 물론, 반대 방향의 움직임도 있을 수 있다. BMW나 혼다처럼, 원래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던 기업이, 우수한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어 굴지의 자동차 회사가 되었듯이, 우수한 배터리 기술을 가진 기업이 전기자동차 사업에 뛰어드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인류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볼 때 전기에너지는 매우 중요한 에너지 중 하나다. 실제론 다양한 에너지원이 존재하지만, 첨단사회에 다가갈수록 최종엔 전기에너지로 변형해 사용하고 있다. 과거, 콘센트에 꽂아서 사용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었으나, 배터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우선적으로는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형 전자기기 중심으로 우리의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주었고, 이제는 그 시장이 전기자동차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선은 전기자동차 시장에 의해 배터리 시장의 변화가 크게 나타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전기자동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 관련 시장, 폐차로부터 나오는 폐배터리 관련 시장들이 크게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전선으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더 많은 기기가 출현할 것이고, 우리의 생활 방식이 더욱더 그러한 방향으로 움직여 가기 때문에 배터리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BoT 시대로 전환되면 대부분의 기기에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또 한 번의 시장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이때에는 웨어러블, 신축성, 투명 등의 특성을 가진 배터리에 대한 요구도 커질 것이다. 세계 각국은 현재 대세인 리튬이온전지 이후 세대의 배터리 연구에도 매진을 하고 있다. 배터리는 다양한 용도에 사용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한가지 배터리 시스템이 모든 곳에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각각의 용도에 필요한 스펙에 맞는 다른 종류의 배터리들이 사용될 것이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는 우선 ‘전고체 전지’를 들 수 있다. 전고체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작동 원리와 유사하면서 가연성의 액체전해질을 불연성의 세라믹 등 고체전해질 소재로 바꾼 것으로, 극강의 안전한 전지라 할 수 있다. 성능(일충전주행거리)도 상용화할 경우 승용차 기준으로 지금의 2~3 배 이상 거리를 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자율주행 기능이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인 만큼, 배터리 소모 또한 지금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 전고체전지는 일본의 도요타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요타에서는 2025년에 프로토 타입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상용화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고체전지 관련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종합기술원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등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출연연과 대학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리튬황전지·금속공기전지·레독스흐름전지 등 다양한 차세대 2차전지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차전지 선도국인 한·중·일과 원천 기술 선진국인 미국이 활발한 연구 활동을 보이고 있고, 유럽 등에서 추격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의 리튬이온전지는 향후 10~15년 정도는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년쯤 뒤에는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전지·리튬황전지·나트륨이온전지가 그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차세대 배터리가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서 리튬이온전지가 사라질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차세대 배터리가 현재 시장 일부를 대체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기존 납축전지, 니켈수소(Ni-MH) 전지가 있던 시장에 리튬이온전지가 나왔을 때도 유사한 시장 팽창이 있었다. 배터리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전기화학 반응을 기반으로 하는 공통점이 있으므로 기존의 배터리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좀 더 크다고 생각되나,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에서는 신생 기업이 출현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기대하기에는 한국이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였으면 좋겠으나, 중국·일본과의 경쟁, 미국·유럽의 신규 진입에 대한 견제 등은 지속적으로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배터리 산업에서 현재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의 2차전지 산업은 셀 기술 관점에서는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여러 부분에서 취약한 부분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부분이 원천 기술력과 부품·소재 기술력이다. 리튬이온전지의 소재 및 공정 원천 기술은 대부분 미국과 일본이 가지고 있다. 중국은 풍부한 원료와 노동력을 이용해 값싼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은 비록 셀 제조 기술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부품·소재 기술의 취약으로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을 평가하였을 때도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을 확대할 경우 2차전지 소재·부품 중 적지 않은 수가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전지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멈출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단 수출 규제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2차전지 사업의 건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원천 기술력은 리튬이온전지뿐만 아니라 차세대 2차전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원천기술이 강한 미국과 일본의 기술이 만나 리튬이온전지가 상용화되었듯이, 리튬이온전지 이후 차세대 2차전지도 원천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에서 기술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원천 기술력은 학·연의 원천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때 강해질 수 있으며, 이러한 투자는 인력 양성과도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다. 2차전지 산업은 한국의 미래 주력 먹을거리 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매우 자명하다. 따라서 2차전지 산업을 잘 성장시키고 기술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그동안 우리나라의 투자는 주로 상용화의 관점에서만 이루어졌는데, 미래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원천 기술에 대한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튼튼한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용화, 상용화로의 전략적인 연계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2차전지 1등 국가가 될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www.joongang.co.kr/article/2412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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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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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혁신이라는 좁은 문 - 김현우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상식이 깨지면 대부분 불편하다. 5년 전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바둑 대결도 그랬다. 당시 상식적으로 이세돌 9단이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알파고의 압승이었다. 당황했고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에 두려웠다. 알파고는 두 번째 대국에서 5선에 돌을 뒀다. 3선은 실리, 4선은 세력이라는 5000년 역사의 바둑 상식을 깨는 수였다. 모두가 의아해한 그 수는 중앙싸움에서 주도권을 담보하는 경이로운 수임이 밝혀졌다. 알파고가 연 바둑 신천지에 짜릿함을 느꼈다. 상식이 이처럼 발전적으로 깨지면 쾌감을 준다. 올해 우리는 짧은 장마 후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부족을 걱정했다. 한낮에 기온이 치솟으면 냉방을 위한 전력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봤다. 전력소비가 피크를 치는 오후 3시가 되면 전력예비율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전력예비율은 넉넉했다. 전력거래소가 공급하는 전력피크 시점이 2016년부터 오후 3시에서 오후 5시로 이동한 것이다. 전력당국은 가정과 작은 공장에 설치해 자체소비하는 15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패널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전력공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낮은 평가를 받던 태양광의 재발견에 짜릿했다. 발전적으로 상식을 깨는 주된 동력은 역시 과학기술이다. 그래서 미국 국민은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지향하는 조 바이든 정부를 선택했다. 우리나라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연구·개발 100조원 시대를 연 이유도 다르지 않다. 연구·개발 성과는 연구실에서 시장으로 물 흐르듯 전달된다. 기초연구자는 창의성을 발휘해 지금까지 없던 기초원천 기술을 개발한다. 후속 연구자는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기초원천 기술을 선택해 완성도를 높인다. 완성도를 높인 혁신기술은 산업계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런 연구·개발 흐름의 상식을 깨고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거나 기대되는 두 사업이 있다. 먼저 혁신기술의 기술사업화를 목표로 삼은 A사업이다. 지금까지 없던 제품이나 신공정을 도입하려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기술을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산업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혁신기술을 보유하고 연구자와 그룹을 찾아 연결한다. 부족하거나 결핍된 혁신기술에 대해 연구·개발을 한다. 실제 산업계 수요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니 높은 경제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두 번째 B사업은 과학적 중요문제를 해결하고 대형 연구성과 창출이 목표다. 과학자 모두에게 주제를 제안할 기회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수백 건의 후보주제를 발굴했다. 공개토론회와 설문조사를 거쳐 도전할 문제를 정했다. 다음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방안을 연구자에게 재차 물었다. 접수한 우수한 방안을 모아 제안요청서(RFP)를 만들었다. 문제가 훌륭한 만큼 탁월한 성과를 기대한다. A사업은 견인(pull)형 전략을 채택하며 연어처럼 일반적인 연구방향을 거슬러올랐다. 밀기(push)형 전략을 채택한 B사업은 개방형 집단지성으로 연구기획을 하는 파격을 택했다. 두 사업 모두 반복적으로 시행되고 검증돼 상식으로 굳어진 기존 연구기획 방식 대신 혁신을 선택했다. 위험하고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끝없이 보완하고 설득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터다. 하지만 고위험·고수익이라는 말은 주식투자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감히 성경말씀의 지혜를 빌리고자 한다. 상식을 깨는 혁신이라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출처: 머니투데이(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8051300225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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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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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큰흐름, 선진한국 마중물 삼을 때 - KIST 윤석진 원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요즘 '걷기왕 KIST'라는 캠페인이 한창이다. 구성원들이 한 달간 5000만보 이상을 걸으면 재해구호협회에 1000만원을 기부하는 챌린지다. 유례없는 관심과 호응 속에 시작된 기부 챌린지에는 460여 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여했다. 걸음 수도 목표를 훌쩍 뛰어넘는 8000만보를 기록했다. 필자도 도전자 중 하나였다. 마라톤과 조깅, 걷기로 몸을 단련해온 터라 상위권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188위. 하지만 중간보다 약간 위인 이 순위에 실망하기보다는 기쁘고 감사했다. 바르고 옳은 일에 대한 KIST의 공감지수가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의 참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걷기와 같은 일상의 실천을 통해 ESG 경영이 추구하는 선한 영향력 확대에 힘을 보태자는 취지였다. ESG 경영은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지배구조를 바르게 개선하려는 노력만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ESG 경영은 비단 기업만의 일이 아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KIST의 역할과 임무 역시 ESG 경영과 궤를 같이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어느 날 갑자기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니라 이미 오랜 기간 준비하고 실천해온 미래였다는 점이다. 한발 앞서 시작된 KIST의 도전은 오늘날 세계를 선도하는 차세대 태양광, 인공광합성, 그린수소 등의 탄소 제로 연구로 빛을 발하고 있다. 삶의 질을 위협하는 불안 요소 중 첫 번째 순위로 부상한 미세먼지의 원인 규명과 저감 기술 개발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환경을 지키고 사회적 간극을 좁히는 연구로 우리 후손들이 보다 건강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노력해온 KIST의 철학은 이름만 달랐을 뿐 오늘날 ESG 경영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도 전혀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철학자 헤겔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ESG 경영의 핵심 가치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이 유일하다. KIST는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주요 의사결정 사항들을 대외에 충실히 공개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개방적인 토론 문화 정착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큰 난관 속에서도 분기마다 빠짐없이 진행해온 타운홀미팅은 어느덧 KIST의 미래를 상징하는 집단지성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방역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도입한 비대면 토론 방식은 더욱 거침없는 질문과 솔직한 대답을 이끌어내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가 더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바랐던 백범 김구 선생의 웅대한 비전이 새삼 더 경이롭게 느껴진다. 하지만 백범의 소원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우리 고유의 역할과 책임을 새롭게 인식하고 다듬어야 한다. 이런 목표와 임무의 재정립은 비단 정부나 기관, 조직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과 연구자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다. 때마침 대두되고 있는 ESG 경영의 큰 흐름을 진정한 선진 한국의 마중물로 삼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출처: 매일경제(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21/08/75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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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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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 강화 골든타임 놓치지 말자 - 장준연 강릉분원장
마스크와 코로나에 일상을 내준 채 두 번째 여름을 맞이했다. 찜통더위와 사적모임 제한으로 답답한 나날들이다. 일상복귀를 꿈꿔보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아 보인다. 집단면역을 자신하며 마스크를 벗어던진 국가도 변이종 등장에 다시 긴장했다. 우리 삶을 통째로 바꾼 코로나는 오늘도 진행형이다. 국가 간 이동제한으로 글로벌 가치 공급망도 흔들렸다. 식량과 원자재, 에너지 등을 사실상 수입에 의존하고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우리나라로서는 바짝 긴장해야 한다. 점점 격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터라 더욱더 우려스럽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그간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범국가적 대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재·부품 분야에서 일본 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소재·부품 누적 수입액 647억9500만달러 중 일본 제품 비중은 96억9600만달러인 15.0%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안정화와 동시에 국내 기술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에 힘쓴 결과다. 소재, 부품에 대한 급한 불은 껐다지만 우리 경제의 주요한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은 중대 기로에 놓인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 질서 재편과 맞물려 기술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며 자국 내 생산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선진 각국 또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차세대 반도체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술패권 경쟁은 반도체뿐 아니라 배터리로도 확장됐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반도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우리나라 대기업 회장들을 초청해 투자를 종용한 것이 좋은 예다. 코로나는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로 촉발된 이 같은 국제질서 변화는 계속해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미래 성장동력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마침 우리 정부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세법개정을 발표했다. 다행스럽고 반가운 소식이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반도체는 물론이고 미래 핵심기술인 배터리, 국민 생명을 보장하는 백신 산업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했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세제혜택을 대폭 강화한다. 반도체, 배터리, 백신 모두 전후방 산업의 상호의존성이 큰 분야들이다. 국내 촘촘한 로컬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들이 원팀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정부 지원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기술거래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로 이어지도록 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지원과 함께 민관이 협력해 급변하는 국제 경제안보 환경 속 치열한 기술경쟁을 이겨내길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길 기대한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https://www.fnnews.com/news/20210802182712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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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작성일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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