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enter
-
28
혁신도시 서울, 홍릉에서 길을 찾자 - 최치호 홍릉강소특구운영사업단장
<span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color: rgb(0, 0, 0);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font-size: 14pt;"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제1차 세계대전 당시 과학자들은 모두 징집돼 참호 속에서 죽어 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과학자들은 징집을 면제받고 후방에 모여 특수 임무를 수행했다. 과학기술 경쟁 시대의 서막을 연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제 직접 시장으로 뛰어들어 신산업을 일구고 있다.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에서 창업이 확산되고 거대 바이오기업들과 연구개발(R&D) 센터, 벤처 캐피털이 몰리면서 미국 보스턴처럼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가 세계 최고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됐다. 이제 혁신은 국가 간 경쟁을 넘어 도시 간, 클러스터 간 경쟁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이처럼 혁신 경쟁은 혁신 주체들이 집적한 장소의 영향을 받으며 진화한다. 19세기 산업지구, 20세기 저밀도 교외형 과학단지를 거쳐 지금은 고밀도의 도시형 혁신 공간이 부상하고 있다. 혁신 공간의 경쟁력과 개수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세기 건설된 교외 캠퍼스형 과학연구단지에서 도시형 혁신 공간으로 성공적인 변모를 한 곳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파크다. 전통산업의 쇠퇴와 심각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단지를 복합용도 지구나 고밀도 개발 가능지구로 개선했다. 15만명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호텔과 컨벤션센터를 포함한 상업지구와 주거단지를 혼합 배치해 새로운 기업과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모이는 경쟁력 있는 도시로 거듭났다. <span style="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span style="color: rgb(34, 34, 34);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서울에서 도시공간의 혁신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 국내 최초의 연구단지인 홍릉이다. 서울시는 국내 바이오의료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홍릉의 우수한 R&D 역량과 금융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디지털 헬스케어에 특화된 도심형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받아 정부 R&D 지원, 신기술 실증을 위한 규제특례 적용, 국세와 지방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span style="color: rgb(0, 0, 0); font-family: 나눔고딕코딩, NanumGothicCoding, sans-serif; font-size: 14pt;"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span style="color: rgb(0, 0, 0); font-family: " 맑은="" 고딕",="" "malgun="" gothic",="" 나눔고딕,=""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20px;="" letter-spacing:="" -1px;=""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홍릉강소특구가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순차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쾌적한 정주환경이 조성되고,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져 혁신기업과 선도적인 기업이 모여들고 인재유입도 가속화되는 홍릉,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혁신 클러스터를 서울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 서울경제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721029008)
- 27
- 작성자
- 작성일21.07.20
- 조회수940
-
26
[투데이 窓]팝콘과 치틀 - 김현우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오스카 작품상에 빛나는 '기생충', 여우조연상을 품은 '미나리', 두 해 연속으로 세계에 우리를 빛나게 한 가장 한국적인 영화다. 코로나 대유행이 아니었다면 더 큰 상업적 성공도 거뒀을 터다. 영화는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현대인의 문화다. 필자도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 전까지 매주 한두 번 영화를 관람하며 '영화 마니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영화관람을 자제한다. 영화관에서는 띄어 앉기를 하고 취식을 금지하는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애를 쓰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관 방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은 들지 않는다. 좋은 영화들이 개봉하지만 왜 예전처럼 관람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일까. 영화관을 찾는 이유로는 좋은 영화를 보기 위한 것도 있지만 편안한 의자에 앉아 달콤한 팝콘과 시원한 청량음료를 먹으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이는 많은 관객이 공유한 행복임이 틀림없다. 몇 해 전부터 모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매출에서 티켓 매출보다 식음료 매출이 더 컸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오랜 기간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치토스'의 사례도 흥미롭다. 바삭한 식감에 짭조름한 치즈가루가 묻어 있는 '치토스'는 맥주안주로 그만이었다. 치즈가루가 손에 묻는다는 유일한 단점이있었다. 경영진은 더 큰 매출을 기대하며 치즈가루가 손에 묻지 않도록 개선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매출이 오히려 감소했다. 결점이 개선됐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뇌과학은 이 이해되지 않는 소비자 행동에 대해 답했다. '치토스' 소비자들은 치즈가루가 묻은 손가락에서 행복을 느끼는 뇌부위가 가장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행복을 느끼는 부분을 없앴으니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손에 묻는 치즈가루를 다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치틀'(Cheetle)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연구·개발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기준은 행복이다. 누군가는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했듯 경제발전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이 헌법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62년 12월에 시행된 제6호 개정 헌법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120달러로 아프리카 최빈국 가나보다 낮았다. 사정이 그러했으니 국민의 행복을 높일 최고의 방법은 경제발전이었다. 지난 60년 동안 1인당 국민총소득이 300배 성장하고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 행사를 몇 차례나 개최했다. 지난 7월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과학기술이 경제발전으로 국민 행복을 증진한다는 환갑이 된 명제는 필요조건이 될 수 있을지언정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 이제 우리 사회의 행복 총량을 극대화하는 과학기술로 진일보해야 한다. "우리 팀이 승리하려면 2가지를 잘해야 해. 수비와 공격." 한때 유행한 스포츠 유머다. 진부하지만 지금 과학기술에 꼭 필요한 답이다. 먼저 과학기술은 행복을 침해하는 전염병, 환경파괴, 재난 등을 막아내는 수비수가 돼야 한다. 수비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훌륭한 과학기술 공격수가 필요하다. 인문사회와 과학기술간 융합연구는 필수적인 공격전략이다. 예전 추격형 연구에서는 앞선 국가에서 행복 증진에 유용함이 확인된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선진국 대한민국이 수행해야 할 선도형 연구에서는 인류의 행복을 높일 수 있는 연구·개발 주제를 찾아야 한다. 사람 본연의 모습과 행복에 대해 연구해온 인문사회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인문사회 날줄에 과학기술 씨줄로 행복한 미래를 엮어나가야 한다. 출처 :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70613124214078)
- 25
- 작성자
- 작성일21.07.07
- 조회수832
-
24
위기 타개를 위한 과학기술 협력의 힘 - KIST 윤석진 원장
코로나 19가 인류 사회를 강타한 지 1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막대한 피해와 혼란 속에 전염병에 대한 대응이 역사상 유례없는 신속한 속도로 이루어졌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이 1년도 채 안 되어 완료됐고, 세계 각국이 재기의 희망을 보고 있다. 백신 개발이 초단기에 가능했던 이유를 살펴보면 과학기술 협력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단적인 예로 모더나가 있다. 20년 넘게 mRNA 백신 플랫폼 기술을 축적해 온 모더나는 과학자 커뮤니티가 공개한 바이러스 유전자 지도를 활용, 단 이틀 만에 백신 설계도를 만들어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큰 역할을 했다. ‘워프 스피드 작전’으로 명명된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계획은 20억 달러가 넘는 예산을 집중해 1억 회분의 접종 분량을 선구매 계약하는 조건으로 모더나에 힘을 실어주었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임상 참가자를 발 빠르게 모집하고 임상 데이터를 원격으로 수집 · 분석해냈던 것도 ‘메디데이터’라는 전문 IT기업과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외에도 감염 경로 추적, 실시간 진단 기술, 접종 경과 분석 등 팬데믹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발전 중이다. 그 바탕에는 전 세계 연구자 간의 자유로운 정보 교류, 특히 분야를 뛰어넘는 융합 · 협력이 작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업자 폴 앨런이 설립한 ‘앨런 연구소’는 인공지능 기반의 데이터 마이닝 기술을 접목, 코로나19 관련 연구정보 및 데이터를 전 세계에 공개해 왔다. 각국 정부뿐 아니라, 출판사, 언론계, 연구재단 등이 이러한 데이터 공유에 동참하여 코로나19 연구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는 누구에게나 실시간 접근이 가능할 정도이다. 거대한 도전에 따르는 협력의 복잡성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게 되면 집단면역을 통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기뻐할 틈도 잠시, 우리 앞에는 또 다른 중대하고 시급한 도전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기후변화로 빈번해지고 있는 기후 재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낡은 에너지 시스템, 지속되는 수자원 및 식량 확보 문제 등 전 지구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글로벌 어젠다들이 그것이다. 해답은 어디에 있을까? 백신 개발 사례와 같이 거대한 규모의 문제일수록 다양한 각도에서 솔루션을 제안하고 검증할 수 있는 과학기술계 내의 협업 체계가 단초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지식의 공유, 조직 · 기관의 장벽을 뛰어넘는 정보의 흐름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국가 과학기술의 한 축인 정부출연연구소의 책무를 다시금 상기하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포함한 25개 출연(연)은 국가 · 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고유의 ‘역할과 책임(R&R)’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기업이나 대학이 뛰어들기 어려운 국가적 난제 해결에 집중하는 임무 지향적 연구는 출연(연)만의 확실한 차별점이다.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임무 지향적 연구는 고차원적 협력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출연(연)의 핵심 역량은 연구분야의 수월성을 달성하는 것을 넘어서 임무 달성에 요구되는 복잡한 융합과 협력을 조직·조율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출연(연)에 요구되는 협력의 조건은 무엇이 될 것인가? 3차원의 과학기술 협력 첫째, 연구자 간 아이디어 생산 단계에서의 협력을 촉진해야 한다. 즉, 집단지성을 발휘하기 위해 개인 연구자들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팀 사이언스가 필요하다. 단순한 금전적 지원은 연구자 간 예산 나눠먹기 등 형식적이고 분절적 협력에 그치기 쉽다. 이제는 실효성 있는 융합과 협력을 위한 제도 보완에 힘을 쏟을 때다. 핵심은 협력 연구가 개인의 성장에 걸림돌이 아닌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KIST는 K-Lab 사업으로 집단 단위의 수월성 그룹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자들이 자생적으로 결성한 유망 집단을 선정, 세계적 수준의 연구팀으로 성숙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공동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연구팀 내에서 연구자들도 보다 안정적인 환경하에서 창의적인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 둘째, 기업, 대학 등 외부 혁신 주체와의 협력 구심점으로서의 역량이 필요하다. 출연(연)은 민간 부문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주도적으로 감수하면서 동시에 민간의 강점 분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협력망을 구축해야 한다. 아폴로 프로그램 당시 NASA는 임무 달성에 대한 절박감을 안고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추진체, 항법, 통신 등 수많은 요소 기술을 대학과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조달했는데, 복잡한 기술 공급망을 조직하여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내는 NASA의 역량이 핵심 성공 요인이었다. 임무 달성을 위해 조직화된 협력은 자연스럽게 산업 생태계 발전과 연결된다. 항법기술을 담당한 MIT의 직접회로 기술은 훗날 실리콘밸리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흔히 국가적 임무 달성과 산업 기술 개발 등 성과 확산 활동은 별개의 것처럼 인식되기 쉽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석이조 효과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난제 해결의 최종 수혜자인 국민, 사회와의 협력 채널을 확대해야 한다. KIST만 하더라도 감염병 대응, 치안 · 안전 솔루션, 미세먼지 등 사회적 현안 해결을 위한 전담 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방역당국, 경찰청, 소방청과의 협력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적 요구 사항을 해석하고 연구자와 정보를 공유, 임무의 구체적 방향을 설정한다. 치안 기술의 예를 들면 최근 개발된 접이식 방패는 현장 보관과 사용이 쉽도록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게 핵심이었다. 미세먼지 해결과 같이 더 복잡한 사회적 문제의 경우, 발생 원인의 규명, 모니터링, 저감 등 세부 분야별로 기술 수요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임무 지향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수요처인 국민과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해결책이며,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실험실과 현장의 간극을 줄이는 협력 체계가 절실하다. 출처: 과학과기술 2021-6월호
- 23
- 작성자
- 작성일21.06.30
- 조회수843
-
22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인공강우 기술 - 김진영 청정대기센터 본부장
기후변화로 가뭄이 만성화되며 ‘인공강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891년 인공강수의 이론적 가능성이 처음 제시되고 194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연구소가 항공기로 구름 속에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하는 첫 인공강수 실험을 했다. 이후 1960년대까지 세계 곳곳에서 인공강수 실험이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차츰 열기가 식었다. 그러다 최근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심각한 상황이 되면서 국제사회는 가뭄 해소와 대체 수자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인공강수의 잠재력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한국은 물이 풍부하고 수도요금도 저렴하기 때문에 좀처럼 체감하기 어렵지만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88㎥에 불과하고 하천 취수율도 36%로 낮아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올해는 봄철 강수량이 예년보다 많았지만 매년 평균습도는 떨어지고 산불의 강도도 더 세지고 있다. 기상청과 산림청 등은 지난 10년간 기후변화의 영향에 따른 강수량 부족과 건조한 날씨, 빈번해지는 강풍 속에 산불발생 시기가 빨라지고 화재 규모 역시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형화하는 산불은 기후변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이기도 하다. 매우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자 저장고인 숲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목재들이 연소하면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을 과학기술로 해결할 수는 없을까. 현재 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항공기를 이용한 구름씨 살포를 통해 인공적인 증우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되는 요오드화은의 비구름 형성 효과가 확실치 않고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높다. 보다 안전하고 실효성 높은 인공강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학문과 기술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실효성이 고민이라면 구름 형성과 강수 과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환경에 대한 부작용이 걱정이라면 친환경 대체 물질을 개발해 인간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상과 기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부터 인공지능, 빅데이터, 화학, 소재, 센서, 드론까지 기존 학제 연구의 칸막이를 넘어서는 새로운 국가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출처: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609029008&wlog_tag3=naver?)
- 21
- 작성자
- 작성일21.06.08
- 조회수1222
-
20
무빙타깃, 미래를 위한 '융합 노마드' - 김현우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지난 5월6일, 이스라엘 최고 법원은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의 퇴거를 명령했다.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와 무력충돌이 빚어졌다. 결국 우려하던 상호 무력 보복으로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재연됐다. 1차 세계대전 종료 후 유대인 국가 건국을 지원한다는 영국의 밸푸어선언으로 시작된 100년 묵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이 재분화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와 개입으로 지난 5월21일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악화 일로를 걷던 분쟁은 가까스로 잦아들었다. 하지만 이미 수백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뒤였다. 국내외 언론은 한동안 이 전쟁을 톱뉴스로 다뤘다. 그중에 특히 이스라엘 방위군이 공개한 SF(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인 듯한 영상이 시선을 끌었다. 밤하늘에 한 줄기 붉은 빛의 궤적과 함께 연이어 미사일이 하늘로 솟아올랐다. 잠시 후 하늘은 폭발음과 함께 번쩍였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요격시스템 아이언돔이었다. 아이언돔은 초음속으로 쏟아지는 포탄을 정확히 탐지하고 추적해 90% 이상을 요격했다. 무빙타깃을 타격하는 첨단 기술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무빙타깃 개념이 요격시스템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학에서는 변하는 시장과 고객을 의미하며 일류기업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빅데이터 분석을 도입, 누구보다 먼저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탐지하려고 한다. 확인된 변화를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컴퓨터를 활용한 설계와 생산은 이미 보편화됐다. 독일 안스바흐 지역에 문을 연 아디다스 공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스마트팩토리로 고객 유형화를 넘어 개인화까지 달성했다. 온라인 서비스에서 무빙타깃 개념은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검색, 음성인식, 상거래 등에서 고객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고객이 스스로 변화를 인식하기도 전에 필요한 잠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연구·개발에서 무빙타깃은 연구를 수행하면서 목표를 조정해나가는 전략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과학기술 투자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개발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규모 면에서 세계 5위다. 경제규모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중도 1~2위를 다툰다. 블룸버그가 '2021년 혁신지수'에서 대한민국을 세계 1위로 평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렇다고 마음을 놓을 수 있을까. 글로벌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이 우리보다 각각 6배, 4배 이상을 투자한다. 우리는 초고령화, 기후변화 등 미래를 위협하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최전선에 서 있다. 우리의 연구·개발을 조속히 선도형 연구로 전환하고 복합적인 현안 해결을 위해 융합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그 중심에 무빙타깃 전략이 있다. 추격형 연구에서 과녁은 대부분 고정돼 있었다. 앞선 국가가 보유한 기술 수준이 목표였고 활용될 분야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선도형 연구에서 개발될 기술의 내용은 물론 어떻게 활용할지를 연구자의 상상에 의존한다. 연구수행이 불확실했던 부분을 확인해 실체에 접근해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정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선도형 연구에서 무빙타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2001년 방한한 앨빈 토플러는 "우리는 거대한 융합의 바다에 떠 있고 한국의 미래는 융합기술에 달려있다"고 조언했다. 20년 지난 지금, 융합은 굳이 중요성을 설명할 필요 없는 모두가 공유하는 개념으로 자리잡았다. 몇 해 전만 해도 융합기술 분야를 지목할 수 있었고 융합은 실험적으로 적용하는 새로운 연구방법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뇌과학, 의공학 같은 대표적인 융합기술 분야는 성숙해 더는 융합기술로 인식하기 어렵다. 바이오 연구에 정보통신 기술을 적용하는 융합적 연구방법론도 보편화해 새롭지 않다. 융합연구를 향한 우리의 여정은 성공리에 끝난 것일까. 융합연구는 대체할 방안을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여전히 유효하다. 뿐만 아니라 본격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의 속도를 맞추기 위한 핵심 엔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미래를 오늘로 만들기 위한 새로운 융합기술 전략 분야와 새로운 융합연구 방법론을 찾아 나서는 융합노마드가 돼야 한다. 무빙타깃은 융합연구에서 유효한 전략을 너머 본질이기 때문이다. 출처: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60213415946196)
- 19
- 작성자
- 작성일21.06.03
- 조회수821
-
18
과학수사에서 과학치안 방향으로 확장해야 - KIST 윤석진 원장
2019년 우리나라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 사건인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해결됐다. 30여 년 만에 진실이 밝혀진 데는 과학기술이 큰 몫을 했다. 2010년 중범죄 대상 DNA 확보 법안이 마련되자 첫해에만 살인, 강도, 성폭행 등 506건의 미제 강력사건이 해결됐다고 한다. 화성 연쇄살인사건 해결의 일등공신 역시 1나노그램의 시료만으로도 유전자 증폭이 가능해진 첨단 DNA 검출 기법이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아니었다면 다른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범인은 언젠가 풀려나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프랑스 법의학자 에드몽 로카르의 이 말은 오늘날 과학수사의 기초가 되고 있다. 유전자, 지문, 혈흔, 섬유와 페인트 등 미세 증거물, 디지털 포렌식 같은 증거 확보 기법의 발달로 완전범죄가 발붙일 곳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경찰청 백서에 따르면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와 음주 뺑소니 검거율은 100%에 육박한다. 하지만 검거와 처벌은 아무리 완벽해도 어디까지나 ‘사후약방문’일 수밖에 없다.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에서 보듯 증거를 기반으로 한 과학수사의 한계는 명확하다. 증거가 불충분하면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하나뿐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온전히 지키려면 과학수사라는 대증요법(對症療法)과 더불어 원인요법에 해당하는 ‘과학치안’이 조화롭게 병행 발전해야 한다. 현재 경찰은 과학치안의 개념을 국민 안전 수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출범시킨 ‘과학치안진흥센터’가 대표적이다. 경찰청은 2018년부터 KIST와 폴리스랩 1.0 사업을 공동 추진해 왔다. 경찰과 연구자가 협력해 보다 과학적으로 치안 현장의 문제 해결 방안과 정책을 수립하려는 것이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미 가시적인 성과물들도 나왔다. 탄소-아라미드섬유 복합 소재로 만든 초경량 접이식 방검방패, 설치에 시간이 걸리는 앱 대신 신고자가 사건 현장의 사진과 영상을 즉각 경찰에게 보낼 수 있는 ‘보이는 112’ 시스템 등이다. 얼굴, 행동, 시간, 장소 등의 복합 정보를 분석해 실종자 신원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인지 연구도 활발하다. 이 연구는 아동과 치매 환자 등 실종자 수색의 골든타임인 초기 이동경로 예측 및 위치추적은 물론이고 장기 실종자의 나이를 변환해 현재 얼굴을 추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수색 인력 부담을 덜어 다양한 민생 현장에 효율적으로 경찰을 배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예상외로 자연재해보다 훨씬 더 크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데 있다. KIST가 과학치안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확장하는 노력도 그래서 더 필요할 것이다. 출처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0602/107222585/1)
- 17
- 작성자
- 작성일21.06.02
- 조회수1019
-
16
전환의 시대 '관점 전환' 필요하다 - KIST 이병권 前원장
요즘 언론 등에서 ‘전환’이란 용어를 쉽게 접하게 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대전환’이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자본주의 대전환, 문명의 대전환, 부의 대전환 등 서점가도 ‘전환’으로 넘친다. 사전에서 ‘방향이나 상태 등을 바꾸다’로 풀이하는 전환이 익숙한 발전·진보·혁신이란 용어를 대체해 나가는 이유는 무얼까? 우선, 코로나가 덮친 혼돈의 시대에 사회가 큰 기로에 서 있다는 인식에 기인할 것이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지속 가능성’ 때문이 아닐까. 오랜 기간 과학과 산업의 영역에서 발전·혁신은 기존 체제를 부수면서 진보하는 파괴적인 경향을 보여 왔다. 토머스 쿤은 이를 ‘과학혁명’으로, 조지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로 설명했다. 기존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이 누적되면 새로운 학설의 등장으로 대변혁을 맞는다. 수많은 기술과 제품은 새로운 혁신이 만드는 질서와 생태계 속에서 재편되고 소멸돼 왔다. 하지만 전환은 기존 체계와의 대립적 발전보다는 보완적 진보의 취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아주 긴 맥락에서 보면 인류의 역사는 거대한 전환의 역사였다. 원시시대부터 사용한 불의 관리 방식과 나무·석탄·석유 등으로 이어진 연소원의 대체는 다름 아닌 에너지 전환의 과정이었다. 디지털의 기원도 짧게는 모스부호와 튜링머신에서, 길게는 고대 남미 원주민과 중국 주나라 때부터 사용됐다는 봉화에서 찾는 학자들도 있다. 2진법을 완성한 라이프니츠가 주역의 음양사상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꺼짐과 켜짐이란 단순한 원리는 그 시대의 지식·기술과 접목되면서 인류의 삶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전환이란 사회적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전환의 과정’을, 사회적 요구(landscape)가 만들어낸 거대한 압력이 기술적·제도적 돌파구를 여는 동인으로 작용해 기존 방식에 균열(niche)을 만들면서 전환의 방향을 이끌어갈 새로운 체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이미 압력은 임계점을 지나고 있다. 이제는 균열을 만들 시발점(triggering point), 즉 게임 체인저를 찾고 체계 형성을 가속화할 정치·제도·문화적 인프라와 공감대 구축이 시대적 과제로 등장했다. 그동안 인류가 쌓아온 과학기술, 경제사회 시스템은 상상을 ‘가능(availability)’하게는 했지만, 이상을 ‘지속 가능(sustainability)’하게까지는 하지 못했다.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등이 사회의 핵심 어젠다로 등장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전환의 시대는 관점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최근의 디지털 전환의 본질은 기존 것을 대체·파괴하기보다는 아날로그에 지능이란 생명을 불어넣는 데 있고, 수소경제로의 전환도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탄소 자원 의존도를 낮추는 데 있을 것이다. 우리는 기대한 것과 배치되고 모순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어떤 현상에 종종 역설이나 저주라는 단어를 붙여 설명하곤 한다. 성장·자원·혁신 등의 단어에 주로 사용된다. 기후변화와 양극화는 자연과 사회를 덮친 수많은 대립적·배타적 성장과 혁신의 역설이 낳은 산물이다. 전환은 역설과 저주의 시대를 극복하고 넘어서려는 노력이다. 그리고 이것이 피지컬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엔진 시대에서 모터 시대로, 그리고 탄소의 시대에서 수소의 시대로 바뀌는 이 시점에 우리가 전환의 관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출처 : 문화일보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21052801033311000001)
- 15
- 작성자
- 작성일21.05.28
- 조회수890
-
14
‘한계는 없다!’…미래 패러다임 개척하는 KIST의 인공지능 - KIST 윤석진 원장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사이버 펑크의 거장 윌리엄 깁슨이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 곁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이보다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의 변곡점 시간 공간 좌표는 2016년, 서울이었다. 우리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세계 바둑 챔피온을 물리치는 충격적인 현장에 있었다. 이후 주인공이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를 흥미롭게 관람했으며, 영화 스타워즈의 휴머노이드 C3PO와 바퀴형 로봇 R2D2을 추억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어느 수준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인공지능과 관련된 KIST 연구개발을 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차세대 인공지능 혁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of AI’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을 융합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한계를 돌파하는 ‘R&D with AI’이다. 마지막은 연구 방법과 실험실을 변혁하는 ‘R&D by AI’이다 이를 통해 KIST가 이끌어갈 미래 생활 속 인공지능의 모습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R&D of AI : 차세대 인공지능을 위한 기반기술 개발 KIST는 뇌과학 및 반도체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인간의 뇌를 더욱 잘 모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다. 인간 두뇌의 부피는 평균적으로 2리터다. 1000억 개의 뉴런 세포와 이를 연결하는 백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뇌과학 연구 결과를 보면, 뉴런 및 시냅스는 대뇌 피질, 소뇌 등 두뇌 영역과 기능에 따라 다르게 거동한다. 복잡한 정보 처리 컴퓨터보다 유리하다고 한다. 또한 인간의 두뇌는 뉴런 사이의 시냅스를 통한 스파이크 신호 전달로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하기에 새로운 환경에 쉽게 적응하면서도 에너지 소비가 적다. KIST는 이런 인간 두뇌 구조 및 동작 원리를 모사하는 스파이킹 신경망 기반의 저전력 뉴로모픽 반도체를 연구하고 있다.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뉴런 및 시냅스의 다양한 거동을 모사할 수 있는 소자 개발이 필수다. 인간 두뇌의 각 영역은 어떠한 뉴런 및 시냅스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떠한 연결 구조를 가지는지에 대한 뇌과학적 정보도 필수적이다. KIST 연구팀은 실리콘 기반의 CMOS로 100만 개 뉴런과 1억 개 시냅스를 집적한 시스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 R&D with AI : 한계 돌파를 위한 인공지능과의 융합연구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2차원 또는 3차원 가상객체로서의 인공인간 기술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보스톤 다이나믹스 社는 바퀴가 달린 실내형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하지만 사람은 인간과 유사한 형상, 그리고 실제 물리적인 접촉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에 친밀감을 느낀다. 문제는 로봇의 외형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이다. 바퀴형 다리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람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KIST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지능형 인공인간을 생성하고 실재감을 충족시켜줄 AR 인터랙션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다양한 기능의 지능형 로봇핸드와 계단을 올라가는 기술도 연구개발 중이다. 추가로 환경지능 기술과 근접 서비스 로봇의 안정성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KIST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접목된 4세대 로봇수술인 ‘디지털 수술(Surgery 4.0)’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3세대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의 시각 및 조작성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었다면, ‘디지털 수술’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융합하여 안전성과 효율성 극대화에 목적을 둔다. 인공지능이 의료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환자 맞춤형 진단 및 치료 계획을 집도의에게 제안하게 될 것이다. 집도의를 보조하는 협동 수술 로봇은 봉합과 같은 단순 반복 정밀작업을 자동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집도의의 제3의 손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KIST는 올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수술 시스템 플랫폼 ‘MIDAS(Medical Intelligence for Digitally Assisted Surgery)’ 개발하고, 각종 질환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수술 시스템을 신속히 개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의료기기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R&D by AI : 연구방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은 연구실 모습과 연구 방법도 바꿔나가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축약하여 ‘연구개발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로 설명할 수 있다. 실험, 이론, 전산모사 순으로 발전해온 과학 연구가 ‘데이터 기반(data-intensive)’ 귀납적 연구로 변모하고 있다. KIST는 지난 2016년부터 KiRI(KIST R&D Informatics System) Note 개발에 착수하였다. KiRI Note는 연구자가 연구개발 활동에 연구개발 빅데이터의 축적, 활용을 넘어 새로운 지식까지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보학(informatics) 기술을 적용하여 실험과 계산 연구 그리고 다양한 연구분석 장비로부터 도출된 정형, 비정형 연구개발 데이터를 수집, 가공, 저장하고 있다. 또한 내외부 연구개발 데이터 간 연동도 가능하다. 특히 숨어있는 지식 도출을 위해 모델링, 계산, DB 구축, 기계학습, 예측과 설계 기능을 갖췄다. 현재 KiRI Note에는 계산, 실험, 분석 분야에서 연간 각각 5000TB, 20GB, 100TB 데이터가 생산· 저장되고 있다. KIST는 미래형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기술이 융합된 ABC 스마트랩을 추진하고 있다. ABC 스마트랩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로 연구 설계부터 실험 수행까지의 과정을 자율적으로 진행하여 연구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자율실험실이다. 우선 소재 분야를 시범분야로 하여 원하는 소재 혹은 물성만을 입력해주면 원하는 소재를 개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자율실험실 실현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소재 데이터 추출 기술과 소재의 물성을 예측하고, 합성 공정을 최적화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소재 합성과 분석 작업의 자동화를 위해 협동 로봇 기술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KIST는 종합연구소로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융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자율실험실은 24시간 실험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측을 통해 실험 대상을 좁힘으로써 소재 연구개발은 현재보다 크게 가속되고 활성화될 것이다. ‘R&D by AI’를 위한 두 도전이 제 궤도에 오른다면 10∼20년이 소요되는 신소재 개발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연구방법의 새 패러다임을 신약 개발 등 바이오·의약 분야 자율실험실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은 많은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며 빠른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일부 특정 영역에서는 이미 인간에 능력을 추월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과 윤리에 대한 염려가 당연하다. 하지만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포함한 과학기술 역사가 보여주듯, 인류는 과학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하면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KIST는 더 과학적이어서 더 밝고, 보다 스마트하기에 보다 인간적인 미래를 오늘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105262944i)
- 13
- 작성자
- 작성일21.05.26
- 조회수959
-
12
얼굴 인식 인공지능, 실종 아동 찾는 '희망의 끈' 되길 - AI·로봇연구소 김익재 소장
가정의 달 5월의 끝자락이 되면 더욱 가슴이 미어지는 이들이 있다. 사랑하는 자녀의 행방을 찾는 실종 아동 부모들이다. 매년 5월 25일은 ‘세계 실종 아동의 날’이다. 1979년 미국 뉴욕에서 6세 아동(Etan Patz)이 등교하다 실종된 사건을 계기로 제정돼 지구촌으로 확대됐다. 한국도 2007년부터 동참해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그보다 앞서 2005년 우리나라는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 아동법)을 제정했다. 2013년 개정 법률에서는 실종 아동의 범위를 실종 당시 기준으로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보호 대상도 18세 미만 아동과 치매 환자와 지적장애인으로 넓어졌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평균 2만여 건의 실종 아동 신고가 접수된다. 이들 중 대부분은 실종 신고 1시간여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다. 특히 만 8세 이하 미취학 아동은 십중팔구 3시간 이내에 발견된다. 하지만 3시간이 지나면 발견 횟수가 급감하고, 6시간 이후부터는 발견 건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가출 등이 영향을 주는 9세 이상 아동 및 청소년은 발견 소요 시간이 미취학 아동보다 고루 분포하다 이틀 뒤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바꿔 말하면 미취학 아동은 6시간, 청소년은 48시간이라는 골든타임을 넘기면 실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실종 기간이 1년 이상인 18세 미만 아동은 장기 실종 아동으로 분류된다. 장기 실종 아동 찾기에는 2012년부터 시작된 사전등록제도가 이용되고 있다. 실종 아동의 수색과 조기 발견을 위해 18세 미만 아동의 사진과 지문 등을 경찰에 등록하는 시스템이다. 400만 명 넘게 등록된 사전등록제와 유전자 분석 등은 실종 아동의 미발견 건수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 실종 아동은 꾸준히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 지난해 161명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사전등록뿐 아니라 빠르고 효과적인 사후 대응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18년부터 실종 아동 찾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실종자의 인상착의를 바탕으로 주변 CCTV와 지자체 통합관제 시스템,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정보를 종합적으로 연결하고 인식하는 복합인지 기술이다. 이를 통해 골든타임 이내에 더 빠르고 정확하게 위치를 추적하고 이동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첨단의 AI 기술을 이용해 원거리나 어두운 화면, 마스크 등으로 얼굴 일부분만 촬영된 상황에서도 신원 확인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얼굴 나이 변환 기술’의 고도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이 기술은 사진 속 얼굴 이미지를 나이에 맞게 변환할 수 있는 3D 몽타주 시스템이다. 점·흉터 등 고유 특성은 살리면서 주름이나 피부 노화 같은 연령대별 특징을 적용해 만 5세부터 80세까지 얼굴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 경찰청은 이 기술을 2016년부터 장기 실종 아동 찾기와 범죄 수사에 공식적으로 도입해 큰 성과를 거뒀다. 예컨대 열두 살 때 가족과 생이별한 사람이 38년 만에 가족을 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IST는 데이터베이스가 부족했던 만 5세 미만 어린이의 얼굴 변환과 가족 간의 유전적 영향까지 고려해 유사도를 더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종 아동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증발’을 보며 가족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에 가슴이 아팠다. KIST가 개발해 시험 적용 중인 얼굴 인식 AI 기술이 짧게는 1년, 길게는 수십 년까지 장기 실종 아동을 찾아 헤매는 가족들에게 희망의 끈이 되길 바란다. 출처: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4065650)
- 11
- 작성자
- 작성일21.05.25
- 조회수1007
-
10
가상현실 스포츠로 지키는 아이 건강 - 황재인 인공지능연구단 책임연구원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필자는 해가 갈수록 야외에서의 체육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느낀다. 봄이나 가을 주로 야외에서 아이들과 놀아 주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위협도 한몫한다. 가상현실 기반의 실내 체육 활동이 대안이다. 외부 환경에 관계없이 체육 활동을 할 수 있고 디지털 체험에 익숙한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것처럼 체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늘어나는 빈 교실을 활용한다면 일거양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미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개발해 지난 몇 년간 초등학교에 꾸준하게 보급하고 있다. 보통 1~2개 교실을 활용해 프로젝션 스크린과 벽면 터치를 인식하는 구기활동 위주로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361개 초등학교에 보급했고 올해도 100개 학교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19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가상현실 스포츠실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올해부터는 각 학교의 가상현실 스포츠시설을 표준화하고 5G 기반의 콘텐츠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200여개의 콘텐츠 이용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콘텐츠 제작사들의 개발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교사들과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펠로톤’(Peloton)은 피트니스계의 넷플릭스라는 얘기를 들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1인용 가상현실 시장에서도 오큘러스 퀘스트 같은 안경형 모니터(HMD)를 활용한 운동 게임이 인기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의 1인용 가상현실 스포츠 플랫폼과 학교의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연계한다면 체육 교육의 신모델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야구수업 중 가정에서 측정한 학생의 체력 데이터를 가상현실 스포츠실과 연동하면 개인별로 다른 속도의 공을 던지게 할 수 있다. 한국은 선도적으로 가상현실 스포츠실을 개발하고 개선하며 표준화 및 플랫폼화를 통해 수준 높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가상현실 체육기술로 미래 세대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시켜 나가길 바란다. 출처: 서울신문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512029008&wlog_tag3=naver)
- 9
- 작성자
- 작성일21.05.11
- 조회수764
-
8
지구 위한 우리의 선택 '마스크 재사용' - 연구자원·데이터본부 안재평 본부장
쓰고 버린 코로나19 마스크가 지구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제 일상의 필수재가 된 마스크는 지난 한 해 전 세계에서 520억개가 생산됐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폐기물의 손실률 3%를 적용하면 이 가운데 15억6000만개 이상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부적절하게 버려져 바다로 유입되는 마스크는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약 45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먹이사슬을 통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양 미세 플라스틱의 주요 공급원이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초반에는 마스크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하지만 1년이 흐른 지금은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마스크로 인해 환경을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식될 때까지 마스크 착용은 불가피한 만큼 더욱더 방역과 환경을 고려한 책임감 있는 사용과 폐기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는 세계적으로 일상의 필수품이 됐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폐기할 것인가에 대한 환경적 이슈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마스크를 최소화할 가장 강력한 방법은 재사용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 역시 방역과 환경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일회용 마스크의 재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폐기하지 않고 다시 사용할 때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소독법과 적절한 재사용 횟수, 바이러스 차단 성능의 추이 등에 대한 과학적 기준이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필자가 몸담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국가재난 사태에 대응하고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려대 의과대학과 함께 바이러스 방지 마스크의 재사용 프로토콜 개발과 함께 마스크 기능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평가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특히 자외선(UV-C) 살균기, 스팀다리미, 에탄올처럼 일반 국민이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방법들로 진행됐는데 실험 결과가 고무적이었다. 가정용 자외선 살균기와 스팀다리미로는 약 1분, 70% 이상의 소독용 에탄올은 3회 분무만으로 마스크에 오염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멸되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마스크 고유의 바이러스 차단 기능인 필터링 성능 역시 유지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는 몇 가지 일상적인 도구로도 마스크를 충분히 재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마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키는 1차 방어선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불필요한 사용과 폐기가 반복된다면 결국 인류와 지구생태계 전체에 또 다른 심각한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세계자연기금은 인간이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매달 옷걸이 한 개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유엔 역시 지금 같은 속도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늘어나면 2050년께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안전을 담보한 마스크 재사용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이다. 출처: 헤럴드경제(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506000432)
- 7
- 작성자
- 작성일21.05.06
- 조회수1121
-
6
버려지는 택배박스가 바이오디젤이 된다 -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이선미 박사
아카데미 어워즈는 2007년 온실가스에 따른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엘고어의 ‘불편한 진실’에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안겨줬다. 당시에는 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점차 그 빈도와 규모가 커지는 자연재해를 경험하면서 이제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도’는 인류의 생존 한계선을 지키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탄소중립 선언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이에 동참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수송부분에서의 주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은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수소차와 같은 친환경자동차로 대체하는 것이다. 예전보다 전기차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2019년 기준 전기차 판매량(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6%로 아직 내연기관차량 대비 그 비율이 매우 낮다. 2050년까지 도로 위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려면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금지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각국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 시기 및 범위가 불확실 한 상황이다. ‘더 늦기 전에’ 탄소중립을 실천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로 대체되는 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에 탄소중립연료인 ‘바이오연료’를 혼합해 사용함으로서 수송부분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전기로 대체할 수 없는 항공기, 선박 연료의 경우 화석연료를 바이오연료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재생가능한 바이오매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탄소중립연료로서, 온실가스 감축효과 뿐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큰 청정연료이다. 또 기존 석유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에 즉각적인 탄소중립 실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휘발유에 혼합해 사용하는 바이오에탄올 비율을 10%에서 15%로 상향 할 예정이며, 유럽에서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평균 7% 혼합사용하는 것을 의무화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설비를 전환해 바이오디젤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어 미국 내 바이오디젤 산업의 확대가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3% 혼합해 사용하고 있으며, 올해 7월부터는 3.5%로, 2030년까지 5%로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을 상향 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의 바이오디젤 평균혼합 비율이 7%라는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바이오연료 정책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변화이다. 바이오디젤은 주로 동·식물성 유지를 원료로 해 생산되는데,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할 경우 탄소중립과 함께 환경 개선효과도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2006년 이후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함으로서 절감한 오염물질 처리비용이 연간 27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늘어나는 바이오디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임·농업 부산물, 폐목재, 폐지 등과 같은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할 수도 있다. 최근 한국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미국의 MIT, 프랑스의 싸끌레 대학 등에서 바이오매스 유래 당을 발효해 디젤 원료가 되는 미생물 오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바이오매스는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재생가능한 자원으로 미생물 발효를 통해 바이오연료로 전환될 수 있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은 이미 상용화된 바이오에탄올 생산기술 및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고, 기존 바이오디젤 생산기술 대비 단위면적 당 생산 가능한 바이오디젤량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발효에 사용하는 미생물을 업그레이드 해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선박유 생산 공정으로 변경하는 것 또한 용이하다. 이러한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바이오연료 사용이 제한적인 이유로 정책적인 지원 부족과 바이오연료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국내 바이오매스 확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을 들 수 있다. 국토의 70% 이상이 산지인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국내 바이오매스 잠재량 평가가 없이 바이오매스 수급 불확실성을 이야기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지만 세계 석유화학산업 주도한 대한민국의 저력과 바이오디젤 원료로 폐식용유까지 사용했던 억척스러움을 생각하면 바이오연료의 안정적인 보급을 위한 다양한 국내 바이오매스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원료후보 중의 하나로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나는 ‘택배박스’를 생각 해 볼 수 있다. ‘택배박스’는 바이오연료로 전환되기 쉬운 탄수화물이 주 성분으로 폐목재, 임업부산물 등과 같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와 비교했을 때 리그닌 함량이 적어 간단한 전처리 후 미생물에 의해 쉽게 바이오연료로 전환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2000년대 초반 고유가로 인해 바이오연료 산업이 성장하던 당시 폐지를 활용한 바이오연료(바이오에탄올) 생산을 고려했으며, 2012년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에서는 폐지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생산이 기술적·경제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 2014년 이스라엘에서 폐사무용지 1톤으로부터 280리터의 바이오에탄올(1680kWh 분량의 에너지)을 생산한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분리·배출되지만 재활용이 용이하지 않아 소각되거나 매립되던 택배박스가 택배 배송차량의 탄소중립연료가 될 수 있다니 꽤 매력적인 옵션이 아닐까 생각된다. 출처: 이투뉴스(http://www.e2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1942)
- 5
- 작성자
- 작성일21.05.05
- 조회수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