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초기술연구회 유희열이사장님 신년사
- 등록일 : 20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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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기초기술연구회 및 소관연구기관 가족 여러분,
정해년(丁亥年) 한 해가 저물고 희망과 도전의 새로운 한해가 밝아왔습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무자년(戊子年) 쥐띠 해로, 쥐는 다산(多産)과 부지런함을 상징합니다. 올 한 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도 넘치는 풍요로움 속에 행복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특히 이번 새해는 한해가 바뀜과 함께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의미 있는 한해입니다. 그동안 마련된 과학기술 중심의 국가운영틀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한해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한 해, 극심한 내수부진과 고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200억불 상당의 무역흑자와 함께 4.9%대의 경제성장을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반도체․IT․자동차․철강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며,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중심부에 위치함을 실감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금년 10조 8천억원의 R&D 예산을 세워 세계 8번째 R&D 강국이 되었고 과학경쟁력 7위, 기술경쟁력을 6위로 평가한 IMD 보고서를 감안하면 규모면에서도 과학기술 8대강국으로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독창적 기초원천기술 개발 부족, 기초과학 역량 약화 등 취약점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새 정부는 확대된 R&D 예산 규모에 걸맞게 투자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특히 기초, 원천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공감하여 정부 연구개발 투자 중 25.6%의 기초, 원천기술 투자비를 50%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초기술연구회 가족 여러분,
기초기술연구회와 함께한 지난 1년은 매우 뜻 깊은 한 해였습니다. 취임 후 연구회와 소관 출연연구기관 구성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신바람 나게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세계적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자 도밀끌(도와주고 밀어주고 끌어주고) 이념 구현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이 흘린 땀과 노력에 대해 그 노고(勞苦)를 치하(致賀)합니다.
지난 해 우리는 무섭게 밀려오는 세계경쟁의 파도에 맞서 과학기술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첨단기술개발을 위해 숨 가쁜 여정을 달려왔습니다. 그 결과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개발 성과들을 많이 창출해 냈습니다.
우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우수한 성능을 가진 절연막 소재를 개발,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소재 위에서의 상온제조공정을 성공함으로써 ‘휘어지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는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 성과로서, 이를 통해 차세대 IT 소재분야인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 분야의 기술선점 및 원천기술을 확보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인간 및 마우스의 각 조직에서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 군들의 생물정보를 이용하는 BIT 융합기술을 통해 신약 후보 유전자 등을 탐지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특허 출원 및 기술이전을 실시함으로써 바이오융합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모델을 정립하였습니다.
또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세계 최고 성능의 자기공명장치(NMR)를 구축하여, 세포사멸 단백질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으며,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올해 최고의 과학기술 뉴스가 된 KSTAR 연구장치 건설을 마무리, 본격 가동함으로써 미래 청정에너지의 꿈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위성용 우주 적외선카메라의 개발 성공을 통해 고정밀 인공위성 운영이 가능한 레이저 추적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국가의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고정밀 위성운영 능력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우리 고유의 한의학 의료기술을 첨단 생명공학기술과 접목하여 차세대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21세기 이제마 프로젝트’를 역점적으로 추진하여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한․중․일․러시아와 공동연구기획, 연구자교류에 관한 국제 연구학술협약을 체결함으로써 동아시아 수리과학연구의 중심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밤낮으로 말없이 수고해주신 여러분의 땀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지난 1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연구원 여러분들에게 마음속으로부터 뜨거운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친애하는 기초기술연구회 가족 여러분,
미래에는 갈수록 과학기술이 세상의 흐름을 주도할 것입니다. 특히 기초연구는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토대로서 앞으로 다가올 노령화 사회, 에너지 위기, 지구 온난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닥쳐오는 문제는 기초연구에 바탕을 둔 과학 기술력의 구축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또한 커다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살리고 나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기초연구를 근간으로 한 원천기술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원천기술개발의 산실로써 핵심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하는 곳이 우리 기초기술연구회와 소관연구기관 여러분들입니다. 우리의 임무는 국리민복(國利民福)의 근간이 될 미래 원천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이를 국가경쟁력으로 체화․발전시키는 일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손에 달린 만큼 세계 최초, 최고를 향한 연구원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열린 마음을 부탁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성과창출에 대한 조바심은 있지만 기초기술연구회 가족 모두의 서로 화합하고 칭찬하는 도밀끌 연구문화정신을 통해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이룩해낼 수 있으며 노벨 과학상수상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서 올 한해 다음의 3가지를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첫째로 ‘기본으로 돌아가자’입니다.‘기본 1-10-100’이라는 법칙이 있는데 설계 단계에서 기본을 철저히 하면 1달러로 되는 것을, 제조 단계에서 잘못을 바로잡을 때 10달러가 들고, 고객의 손에 가 있는 불량품을 바로잡는 데는 100달러가 든다는 것입니다. 기본이란 이렇듯 기초와 근본의 의미를 넘어서 옳다고 믿는 처음의 마음 즉, 변함없는 약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연구에 임하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되자’입니다.헤겔은 법철학의 서문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야 날아 오른다’고 하였는데, 그리스 신화에서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어깨위에 앉아있는 부엉이가 대낮에는 세상을 보지 못하다가, 황혼녘에야 날아오른다는 것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세상의 복잡한 현상과 변화가 가라앉은 시점에서야, 비로소 그 세계를 냉정히 바라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구라는 것도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인데 연구자 여러분들이 마음의 평화와 평정을 유지한 부엉이가 될 때 더 좋은 연구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세 번째로 ‘과학만의 지평선을 넘자’입니다.양자물리학의 창시자로 과학계에 큰 획을 그은 독일의 막스 프랑크는 ‘과학자에게는 예술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일체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는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닿아있고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라고 하였습니다. 과학이외에 문화나 예술분야까지 사고의 폭을 넓힐 때 상상력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3가지를 실천해나간다면 금년에도 좋은 연구 성과가 창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랑하는 기초기술연구회 가족 여러분,
저는 새해 첫날을 맞이하면서, 과학기술의 선순환 혁신전략을 통한 국부창출을 꿈꾸며 대한민국을 기초원천기술 강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과 소명의식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습니다. 판소리에서의 추임새와 같이 모든 연구원들이 신명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어 첫출발하는 금년 우리 과학기술이 경제에 활력을 주고, 국민에게는 희망과 자신감을, 나아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는 한해가 되도록 다같이 노력해 나갑시다. 여러분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과학강국 대한민국의 초석이 된다는 자부심과 신념을 갖고 연구에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리며,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에 대한 저의 굳은 믿음과 격려를 전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헌신적인 노력이 선진한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가득하시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2008년 1월 1일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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