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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존재 이유? "국민 건강, 경제발전까지 우리 몫"
- 등록일 : 21-10-28
- 조회수 : 1796
[학회를 이끄는 사람들] 권오승 한국약제학회장·신경호 대한금속·재료학회장
학회는 학문과 연구 종사자들이 그 분야를 깊게 연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많은 학회가 매년 학술지 발표를 통해 개인 연구를 알리고, 학술대회를 통해 연구한 내용을 공개 발표하며 과학성을 검증, 해당 주제를 서로 토론·교류하며 관련 분야 산업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학문 분야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학회 활동도 활발해지는 가운데, 학회를 이끄는 KIST인들을 만나봤다. 대한금속·재료학회 신경호 회장(KIST 혁신기업협력센터)과 한국약제학회 권오승 회장(KIST 도핑콘트롤센터)이다.
자발적으로 금고 털어 '산학연 융합 플랫폼' 개설...'대한금속·재료학회'
신경호 회장이 이끄는 대한금속·재료학회는 1946년 창립돼 국내 학회 중에서도 오랜 역사를 가진다. 약 1만 7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SCI·SCIE급 국문·영문 학회지 3개를 발간하는 등 학술진흥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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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기 전부터 대한금속·재료학회의 오랜 화두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이었다. 한일무역분쟁이 우리에게 위기였지만 학회는 이를 기회 삼아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준비 중이다. ▲소부장의 중요성 홍보 ▲소재 산업 지속발전을 위한 산학연 플랫폼 마련 ▲ 소재 강국 실현을 위한 정책 수립시스템 구축 등이다.
대한금속·재료학회는 소재강국을 위 산학연 협력플랫폼 LinKIM을 11월 1일 오픈한다.
3개 과제 중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이 소재기술 지속발전 및 자립을 위한 '산학연 협력 모델 플랫폼(Linkim)'이다. 11월 1일 오픈 예정인 Linkim은 산학연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공간이다. 학회는 소재관련 연구자와 기업의 연구개발 및 실용화를 끝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학교, 연구소 관계자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1억 6천만 원을 들였다. 학회가 자발적으로 금고를 털어 추진한 전례 없는 프로젝트다.
그는 "혁신을 꿈꾸는 모든 기관이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국가가 30조를 투입해 만든 학교·연구소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돼 제품이 되어야 하는데 각자의 성향, 지향하는 바가 너무 달라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처럼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이 산학연의 현실"이라며 "산학연이 제대로 협력할 수 있는 산학연 플랫폼을 만들어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학연 협력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동반성장위원회 등을 만들고 부처마다 산학연협력과가 신설됐지만 간극이 좁혀지지 못했다. 신 회장은 정부주도 프로젝트의 경우 세금을 쓰기 때문에 공정, 투명성을 담보하다보니 제도가 복잡해져 연구자와 기업에 와닿는 지원이 어려웠던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 기업, 한 연구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을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Linkim은 이런 틀을 깨버린다. 정말 가능성 있는 기업과 연구자라면 될 때까지 지원한다. 소부장 관련 연구자와 기업이 걱정 없이 놀 수 있는 판을 까는 것이다.
신 회장은 "연구자들은 여러 산학연 플랫폼에서 내가 원하는 특허를 하나 찾기도 어려웠다. 우리는 '너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키워드로 기업과 연구자들이 원하는 것을 끝까지 지원한다. 학회는 공공기관이 아닌 만큼 기존 산학연 협력 플랫폼보다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학회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하느냐'는 내부의 반발도 많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학회정관에 '학술진흥과 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문구가 있다. 우리는 학술진흥은 잘해왔지만 산업이바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를 고민했다. 혁신을 꿈꾸는 산학연 관계자들이 제대로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재강국의 순위가 곧 세계 강대국 순위"라고 말하는 그는 우리나라가 소재 강국이 되려면 적어도 30년은 더 연구에 몰입해야 한다고 봤다.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없기에 오랜 호흡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소부장은 단기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추진하면 많은 예산을 들여도 흩어질 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산학연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후년까지 플랫폼을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을 자체적으로 확보했다. 자체적인 수익모델도 고민 중이다. 플랫폼 속에서 산학연 협력을 통해 소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산업 성장 함께하겠다"
한국약제학회는 1971년 창립해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학회는 50년 역사 동안 학술연구를 공유하며 우리나라 약제학 분야의 학문발전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개발,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하며 바이오·제약산업 성장에 구심체 역할을 해왔다. 37대 회장으로 권오승 박사가 선임돼 활동 중이다.
최근 학회 이슈는 '기존 개발된 약품의 안전성'이다. 예로 지난해 국내 유통되는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병 치료제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나오면서 대혼란이 있었다. 학회는 그럴 때마다 전문가와 함께 이슈를 토론하며 대처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시판된 약물에서 발암 추정물질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권 회장은 "첨단분석장비 및 분석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량분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발전으로 약물 속 수 나노그램 물질까지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에 발견할 수 없었던 물질이 시판된 약품에서도 발견되는 사례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는 "실제 암을 일으키는지는 연구를 해봐야 하지만 환자로서는 무엇보다도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이런 사례들은 몇 차례 더 나올지도 모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규정 및 대처를 하지만 전문가들이 워크숍에서 주요 대책 등을 논의하면서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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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승 한국약제학회장
권 회장에게 우리나라 제약산업 성공 가능성을 묻자 "50년 전만 해도 주로 원료의약품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했지만, 현재는 신약개발 연구 투자에 힘입어 매출 1조원 이상의 제약·바이오 업체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까지는 세계 50대 기업 순위에 우리나라 제약 회사가 들어있지 않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로 우리나라 제약기업 위상이 높아졌다. 여기에 정부는 2030년 제약 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5위권, 의약품 수출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신약개발에 2.4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며 "1990년 신약개발을 시작해 30년이 됐다. 기술·비결·인프라·인력풀이 축적되고 있어 앞으로 제약, 바이오헬스 분야의 성장이 크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정부의 노력 중심에 학회 회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연산관의 수많은 약제학 분야 연구자들의 모임인 한국약제학회에서도 우리나라 바이오와 제약산업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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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1971년 첫 공식국문저널을 발간했다.
이후 한차례 표지디자인을 변경했으며, 영문지로 바뀌었고 올해 SCIE에 등재됐다.
그는 최근 학회의 기쁜 소식도 전했다. 공식영문 학술지인 Journal of Pharmaceutical Investigation의 SCIE 등재다. 이 저널은 1971년 11월 15일 학회 공식국문저널로 창간되었다가 표지디자인 변경, 2012년 영문지로 바꾸고 온라인 투고시스템 도입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다.
그는 "학회공식저널의 질이 향상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우리나라 연구개발비의 꾸준한 투자와 연구자들의 연구수준이 향상되어 위기를 극복해나갔다"며 "전임회장단과 편집국에서의 꾸준한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학회는 50주년을 맞아 오는 12.1일부터 3일간 The-K 호텔에서 한국약제학회 50주년 기념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권 회장은 "지난 4월, 9월에 있었던 학술대회는 모두 비대면으로 개최해 아쉬움이 컸었다. 코로나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져 모든 것이 계획한 대로 잘 이루어지고, 이 행사가 꼭 성공적으로 완수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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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는 50년 역사 동안 학술연구를 공유하며 우리나라 약제 학문발전뿐 아니라 전문의약품 개발, 정책 수립 등을 지원하며 바이오·제약산업 성장에 구심체 역할을 해왔다. 학회는 오는 12월 1일부터 3일간 The-K 호텔에서 한국약제학회 50주년 기념 총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