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창의포럼 임옥상 화백의 예술과 커뮤니티(2013.09.11)
- 등록일 : 2013-09-13
- 조회수 : 1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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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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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강사들이 KIST와 같은 전문가 집단에서 강의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전문가들은 강의에 집중하기보다 비평가처럼 강의를 분석하고 호응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임옥상 화백도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강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사와 청중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술은 동사다
임화백은 예술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하면서 강의를 시작했다. 임화백은 다소 생뚱맞게 ‘예술은 동사다’라 했다. 예술은 ‘아름답다’라는 형용사도 아니고, ‘사랑, 평화, 진리’의 명사도 아니라고 했다. 예술은 대중들이 ‘사랑, 진리, 평화’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구체적인 형상이나 행동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행위라 했다. 다시 말해 예술은 무표정을 표정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을 움직이게 만들고, 문제가 없는 곳에 문제를 던져 자극시키는 등 삶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화백의 이러한 예술관을 이해하면 사회참여적 성향이 짙은 그의 초기작품을 감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임옥상의 작품세계
임화백은 예술도 대중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관(官) 혹은 평단에서 요구하는 비슷한 경향의 작품이 아닌 예술가의 철학이 반영된 순수하고 독립적인 작품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초기의 임화백은 국전이나 공모전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캔버스에 옮겼다고 했다. 임화백은 자신의 초기작품인 ‘땅4’, ‘보리밭’, ‘귀로2’, ‘우리시대의 초상’ 등에 대해 작품의 의미와 제작과정,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버무려 재미있게 설명했다. 특히 작품 ‘땅’은 땅의 본심과 분노를 표현한 작품인데 5.18 광주민중항쟁 직후 그린 작품이고, 땅의 형상이 한반도와 흡사하고 땅의 색깔이 붉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으로부터 적화통일의 한반도를 그렸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고 한다. 임화백은 이 대목에서 뛰어난 안보적 상상력을 가지면 작품은 정말 다양하게 해석될 수도 있다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예술과 커뮤니티
임화백이 이른바 ‘공공예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라고 했다. 화랑의 전속작가로 작품활동을 하다가 경제위기로 지원이 중단되고, 경제위기로 지친 이들과 재미있게 놀아보자며 시작한 것이 자신의 공공예술의 출발이라 했다. 인사동에서 좌판을 벌이고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서 신나게 즐기는 다양한 퍼포먼스를 실행했다. 임옥상의 공공예술실험은 새만금, 영암, 시흥, 분당 등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예술장르도 회화에서 설치미술, 건축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임옥상은 공공예술의 조건을 흔한 재료와 평범한 기술, 세월과 함께 완성되는 것이라 했다. 공공예술은 ‘손대지 마시오’, ‘접근 금지’가 아닌 하늘공원의 ‘하늘을 담는 그릇’처럼 대중이 친숙하게 다가가고, 작품 안을 거닐 수도 있고, 햇살과 바람이 통과하고 새와 등나무도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연과 공동체의 일부가 되는 그런 것이라 했다.
예술과 연구
임화백은 예술도 뒤집어 보고, 부정하고, 까보고, 파헤쳐 보는 연구와 비슷한 활동이라고 했다. 그리고 창의성 관련 질문에 창의성은 남의 입장이 되어보면 생긴다고 했다. 가끔 바람도 되어보고, 기어 다니는 벌레도 되어보고 그 입장으로 생각하면 창의성이 생긴다고 했다. ‘왜 우리나라 놀이터는 모두 그네가 있고, 시소가 있고, 미끄럼틀이 있어야 하는가’라며 임화백은 획일화되고 경직된 사고를 비판했다. 예술가와 연구자가 지녀야할 최상의 무기인 창의성의 적이 바로 획일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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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 화백은 꿈꾸는 사람처럼 보였다. 심장모양을 한 서울성곽에서 서울의 모든 곳에 불을 끄고 성곽만 밝혀서 환경의 소중함도 일깨워 주는 조명퍼포먼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다양한 예술장르를 섭렵하며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해 온 그의 삶의 궤적을 보면 그의 꿈은 곧 현실이 될 것 같다. 예술가도 과학자처럼 꿈을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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