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정호승 시인 창의포럼(4.20)
- 등록일 : 2011-04-21
- 조회수 : 6980
- 출처
-
작성자
문화홍보실
- 첨부파일
창의포럼 정호승 시인
시를 이해하는 기쁨
손금에 시가 있다
왼쪽 손금을 보라. ‘시’라는 글자가 보이지 않는가? 시는 이미 우리 내면에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도 있다. KIST에 화사하게 핀 벚꽃에 이미 시가 만개해 있다. 우리의 삶에 봄이 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황폐할 것인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그 황량한 나무에 절대 새순이 돋아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봄은 끝내 오고야 말았고 그 봄은 세상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시적 은유와 같은 것이다.
부모님을 위한 시 그리고 모성애
시인이 ‘나팔꽃’,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혀’를 낭송한다. 시인은 늙으신 부모님을 한번이라도 더 보기위해 자신의 작업실을 부모님 집으로 옮겼다. 한쪽 시력을 잃은 아버지가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시려한 걸 보고 쓴 시가 나팔꽃이고, 야위고 허리 굽은 어머니의 주무시는 모습 속에서 시상이 떠올라 지은 시가 어머님을 위한 자장가이다. 모두 부모님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쓴 시다. 곧 닥칠 부모님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그리고 시인이 생각하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죽음을 승화시킨다. ‘혀’는 시인이 직접 키우는 어미개가 강아지가 죽은 줄도 모르고 혼신을 다해 핥는 모습을 보고 만든 시이다. 사랑은 희생이며 가장 희생적인 사랑이 모성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집안의 버팀목이 아니라 쓰레기통에 버려진 휴지조각 같은 아버지, 마른 보리새우처럼 등이 굽은 야윈 어머니, 시인의 은유가 청중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람과 인생에 대하여
시인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밥그릇’을 낭송한다. 인생의 대지에 햇빛만 항상 지속되면 사막이 된단다. 인생에는 늘 고통과 시련이 있고 그늘과 눈물은 그 고통과 시련의 시적 형상이다. 남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시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란다. 밥그릇은 자신을 성찰하는 시다. 배고픈 개가 핥던 밥그릇에 그 밑바닥에는 맛있는 햇살과 바람이 있었다. 시인은 우리 성품그릇 안의 밑바닥에 배반과 탐욕, 이기와 증오가 존재하지 않은지 반드시 되돌아보기를 바라고 있다.
시는 위안이다
시인이 ‘바닥에 대하여’, ‘산산조각’, ‘수선화에게’를 낭송 한다. 바닥은 원망과 부정의 존재가 아닌 딛고 일어서는 감사한 존재라고 말한다. 내 인생이 정말산산조각 난다고 할지라도 산산조각 날까봐 걱정하기보다 그 상황에 순응하라고 한다. 시인이 자신의 작품 중에서 가장 큰 위안과 힘을 얻는 시가 바로 산산조각이라고 한다. 쉰이 넘은 친구가 찾아와서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친구들한테도 너무 외롭다’고 하소연 한다. 시인은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라고 답한다. 그리도 덧붙인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견디는 것이라고. 인간의 연약하고 외로운 모습이 마치 한 떨기 수선화처럼 보여서 제목을 ‘수선화에게’로 정했다고 시인을 말한다. 시인은 시인의 은유를 통해서 시인의 상상력으로 좌절하고 절망하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다고 했다.
자연과학을 하는 우리에겐 세상을 다른 언어로 해석하는 시가 왠지 낯설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을 말한다. 과학도 결국 남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 아니냐고. 이 봄에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시집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이전
경영리더십 포럼 양창순 신경정신과/대인관계클리닉 원장 특강(4.15) 2011-04-19 | 7514
다음
승격자교육(4.20) 2011-04-25 | 7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