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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역학, ‘600만불의 사나이’를 현실로 만드는 토대
이송주 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과학 라운지] 의학·공학 어우러진 학문으로 사지 없는 사람이 의수·의족을 생각만으로 제어하게 하는 등 ‘SF 속 기술’ 현실화하는 주역 1970년대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드라마 ‘600만불의 사나이’를 우리나라에선 1980년대 후반에도 공중파 TV에서 방영해 많은 이들이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주인공 스티브 오스틴 대령은 비행 중 사고로 한쪽 눈과 팔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600만달러를 투입한 생체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최초의 생체공학 인간(Bionic man)이 됐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체적 능력을 갖게 된 주인공이 국가의 비밀 프로젝트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이 드라마를 당시 시청자들은 SF(공상과학소설)로 기억하고 있다. 드라마 첫 방영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도 ‘600만불의 사나이’는 여전히 SF의 영역에 머무르고 있을까? 오스틴 대령이 활약하던 당시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첨단 과학기술의 발달로 ‘신경 역학(Neuromechanics)’이라는 학문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경역학(神經力學)은 신경생리학, 생체역학의 개념이 결합된, 의학과 공학이 어우러진 다학제적 학문이다. 우리 몸의 간단한 동작 수행에도 신경역학의 개념이 녹아있다. 물을 마시고, 길을 걷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 몸은 다양한 물체와 상호작용을 하고, 감각 신호를 받아 이에 맞게 신체를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의 신호는 어떠한지, 관절에 걸리는 힘은 얼마나 되는지, 근육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 신경역학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에 고령자 비율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 65세 이상 인구의 38.1%가 통증과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약 15%는 보행 능력과 신체 기능 저하로 생존율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근감소증 환자라는 통계도 있다. 고령층에게 근골격계의 원활한 기능은 단순한 이동을 넘어 건강한 노년을 의미하므로 신체의 취약 부위를 평가하고 훈련할 수 있는 예방·재활 기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된다면 노인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연구진이 병원 밖에서도 근력 강화·신경근 제어 등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는 의료 기기를 개발해 미국 FDA 2등급 의료 기기 인가를 받으며 효과와 안정성을 확인받기도 했다. 신경역학의 적용을 스포츠 분야로도 확대할 수 있다. 현대인의 삶에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들도 근골격계 부상 등에 노출되고 있다. 부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파악하고 취약 부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신경역학의 개념을 접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운동할 때 몸에 센서를 부착해 신체 부위별 근육의 움직임 등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부상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상의 신체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맞춤형 운동 설루션을 제공한다. 이미 유럽에서는 이와 같은 연구들이 엘리트 체육 선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소득수준의 향상으로 생활체육을 즐기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일반인 대상으로도 연구를 확대하는 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신경역학의 연구 분야는 로봇, 무선통신이 가능한 생체 신호 수집 센서,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법 기술과도 접목이 가능하다. 생각만으로 기기를 조종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 속에서만 나오는 일이 아니다. 불의의 사고, 선천적 장애로 사지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만으로 보행 보조 로봇을 제어할 수 있다. 환자의 뇌에서 움직임의 의도가 있을 때 발생하는 뇌파를 비침습적인 뇌파 측정 센서를 활용해 감지하고 분석하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BCI) 기술로 가능하게 된 것이다. 환자는 양쪽 목발을 짚고 스스로의 생각만으로 앉고, 서고, 걷는 일을 할 수 있다. 우리의 뇌, 신경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로봇 그 자체가 의수나 의족이 되는 것도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경역학은 그 가능성을 더 많은 분야로 확장시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연구 분야가 될 것이다. 불과 반세기 전에는 SF 드라마의 소재에 불과했던 생체공학 인간은 신경역학의 발달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개발된 다양한 기술들은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출처: 조선일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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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커뮤니케이션팀
- 작성일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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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사이트]김상경 KIST 안전증강융합연구단장 "디지즈 X 또 올 것...R&D 명맥 유지로 대비해야"
“감염병 기술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응을 시작하면 늦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언젠가는 닥쳐올 미지의 감염병, '디지즈 X'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상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전증강융합연구단장은 현재 자신이 이끄는 연구단 노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앞으로도 명맥을 이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전증강융합연구단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지원으로 산업현장 중대사고 예방 연구를 수행하는 곳이다. 의료진 안전 확보도 그 일환인데 심각한 팬데믹 상황을 맞아 이것에 힘이 실렸다. 김 단장이 연구한 감염병 현장 다중진단, 비대면 검체 채취(김계리 박사팀), 무인 문진·상담(황재인 박사팀), 재난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인공지능(AI) 정책 제언(김찬수 박사팀), 건물 내 접촉자 파악(이택진 박사팀) 등 기술이 연구단 활동으로 마련돼 발전 중이다. 다만, 올 연말 연구단이 일몰된다. 김 단장은 연구단에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더 발전시켜야지' 싶은 연구도 있고, 이제 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며 “계속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명맥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팬데믹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언제 어떤 형태로 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과거 메르스 사태 당시에 디지즈 X는 허상이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를 확인했다”며 “또 다른 팬데믹은 반드시 온다”고 피력했다. 일부라도 미리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막상 팬데믹이 닥쳤을 때는 막막할 뿐이다. 연구단의 코로나19 팬데믹 대응에도 이전 KIST 연구가 도움이 됐다. KIST는 과거 조류 인플루엔자로 온 국민이 스트레스를 받던 시기, 개방형연구사업으로 감염병 연구에 힘을 실었다. 안전증강융합연구단에서도 다룬 진단기술이나 AI 정책 제언 등 기술도 이때 시작됐다. 김 단장은 “개방형연구사업은 끝났지만 그때 시작된 연구가 우리 성과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맥을 이어가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 연구 명맥을 이어갈 방안은 있다. 융합연구단에 이어 NST 창의형 융합과제, 기관 고유사업 등을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하고자 하는 것도 많다. 김 단장은 기존 김찬수 박사팀의 연구를 고도화해 팬데믹 위기에 보다 면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원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당장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단순히 감염이 이뤄졌는지 여부 뿐만 아니라 질병이 환자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얼마나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을지까지 살피는 연구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의료와 생명공학에 기반을 둔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 사업단'과 협업도 바라는 바다. 김 단장은 “지금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안으로 더 발전되고 새로운 연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이 보다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연구자들이 고생하고 있는만큼 외부에서도 연구성과를 너무 숫자로만 보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 전자신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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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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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더한 ‘홀로그램’, 우리 일상 바꾼다
강민구 KIST 인공지능연구단 선임연구원 순간이동, 이른바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은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으로 순식간에 이동하는 기술로 만화 ‘드래곤볼’의 주인공(손오공)이 행성을 오가며 지구인을 구할 때 사용하던 초능력이다. 이를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21년 ‘홀로포테이션(Holoportation)’이라는 기술로 의료진을 지구 밖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꿈같은 시대가 열린 것이다. 홀로포테이션은 ‘홀로그램(Hologram)’과 ‘텔레포테이션(Teleportation)’을 합성한 말이다. 실물에 대한 홀로그램을 생성하고, 특정 공간에 그 홀로그램 영상을 전송해 재현함으로써 그 공간에 마치 실물이 존재하는 것 같은 효과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홀로그램 기술은 전통적으로 실감 콘텐츠 재현을 목적으로 주로 연구되었으나, 이제는 홀로포테이션과 같은 응용기술의 개발로 인류의 사회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역할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물리적, 정신적 교류 단절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때에 홀로그램 기술은 비대면 진료, 원격 지도와 같은 응용 서비스를 위한 핵심 원천 기술이 된다. 이를 활용하면 인류의 고립감을 기술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재 주목받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메타버스(Metaverse)’와 같은 비대면·원격 협업을 위한 기술 또한 궁극적으로 홀로그램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발전시켜가는 응용 서비스의 예로 꼽힌다. 홀로그램은 기원전 300년경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양안시차(兩眼視差) 연구에서부터 15세기 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원근법 연구, 19세기 영국의 찰스 휘트스톤의 입체거울 실험, 20세기의 데니스 가보르의 홀로그래피 연구에 이르기까지 아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이상적인 홀로그램은 완전한 입체감을 재현하는 기술로 관찰자가 응시하는 곳에 하나의 상으로 부피감 있게 존재해야 하며, 수정체의 초점 조절에 반응 가능하고, 위치에 대응하여 물체의 자연스러운 측면이 관찰되는 운동시차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홀로그램 기술은 재현 가능한 영상의 크기에 비해 장치의 부피가 지나치게 크고, 홀로그램의 해상도나 품질에 비해 비용이 너무 높아 실질적인 상용화가 어려운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실제 산업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와 같이 원근법을 이용한 시각적 착시로 입체감과 공간감을 제공하는 ‘유사 홀로그램’ 기술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에서의 홀로그램의 적용은 시기상조일까. 대답은 당연히 “아니요”다. 이상적인 홀로그램은 아니지만,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초다시점(Super Multi-View) 디스플레이, 근안(Near-Eye Display) 디스플레이 등 완전입체 효과를 제공하는 고도화된 입체 영상 재현 기술의 개발을 통해 이상적인 홀로그램을 효율적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체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한 실증 연구를 통해 일상에서의 홀로그램 응용 서비스가 운용되는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CT, MRI 등 기존 의료 영상을 3D 모델로 자동 변환해 2D 모니터가 아닌 홀로그램 장치로 재현하고, 의사가 영화 ‘아이언맨’에서 묘사된 것과 같이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홀로그램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마치 의사가 환자의 몸을 투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리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소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군수 분야에서는 전차 내부의 조종사가 전차 외부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방위 상황 정보를 홀로그램으로 재현하고, 이를 관찰하면서 안전하게 전차를 조종하는 기술이 개발돼 국산 전차에도 적용됐다. 이와 유사하게 원격지 지휘관이 현장의 경계 감시 업무를 수행 중인 병사의 1인칭 시점 영상으로부터 수집되는 경계 감시 인식 정보를 홀로그램 장치로 관제하는 홀로그램 기술이 개발돼 실제 전투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홀로그램 기술은 전에 없었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홀로그래픽 비대면 화상회의, 홀로그래픽 인공지능 비서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홀로그램 응용 서비스를 통해 인류 사회의 일상이 어떻게 변화될지 기대된다. 출처: 조선일보(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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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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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산업은 전북의 100년 먹거리인가?
김진상 KIST 전북분원장 100년 전 상상 속 사회상은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 덕에 오늘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위대한 과학적 진보 혹은 발명이 있었고, 우리는 그 결과 널리 쓰이게 된 소재를 역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주인공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돌이었고, 청동과 철, 그리고 플라스틱이었다. 하지만 끊임없는 발전을 갈구하는 인류는 여전히 차세대 소재를 찾고 있는데, 그중 탄소가 대표적인 신산업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 기반 재료는 자전거, 골프채 등 각종 스포츠, 레저 장비들로부터 자동차, 드론, 항공기 동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었고, 적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점증하는 탄소소재 개발 요구에 발맞춰 2020년 국회에서는 탄소소재법 개정안을 통과하였고, 그해 7월 전라북도는 탄소 융복합 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었다. 또한, 11월에 전북은 우리나라의 탄소 산업 관련 기업지원, 연구 전담 관리, 진흥전략 및 중장기 발전전략을 총괄하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전주에 유치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21년 탄소 소부장 특화단지로 선정된 전북은 탄소산업의 메카로 우뚝 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탄소산업의 정책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는 탄소소재의 제조로부터 관련 응용 제품 생산에 이르는 연결고리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탄소소재는 매우 가볍고, 화학물질에 부식이 되지 않으며, 고온에서 잘 견딜 수 있다. 실제로 실리콘이 포함된 반도체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도가니는 모두 탄소소재인 인조흑연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미세한 탄소 분말, 이른바 그을음인 카본블랙은 고무공업, 착색제, 전자부품의 전도성 소재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탄소소재 시장은 앞에서 언급한 인조흑연과 카본블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의 탄소산업은 탄소섬유를 중심으로 한 탄소복합소재 관련 기술 개발과 기업지원을 주요 발전전략으로 삼고 있다. 즉, 당장 시판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보다는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에 중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인조흑연 시장 대비 8배 작으나 미래 잠재성은 크기에 전북은 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게 되었으며, 2022년 10월에는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T1000급의 고강도 탄소섬유 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러한 쾌거가 탄소 기반 부품 및 장치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져야만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탄소경제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탄소섬유가 고강도 복합소재 제조에 필요한 핵심소재이지만 완제품으로서 단독 활용되는 예는 실생활에서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 탄소섬유를 항공기 동체와 같은 실제 제품의 국내 생산에 적용할 수 있도록 탄소섬유에 수지와 첨가물을 함침시킨 중간재의 제조 및 복합재 성형 기술을 확보한 미래지향적 기업의 참여가 필요하다. 탄소소재 개발 이후 부품과 제품을 양산하는 단계까지 확보해야만 비로소 도내 탄소산업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향후 탄소산업 관계자들의 적극적 참여와 관련 부처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완성될 탄소산업의 탄탄한 밸류체인이 도내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책임짐으로써 전북의 100년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리라 굳게 믿는다. 출처: 전북일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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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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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반도체 기술로 만드는 '한국형 스마트팜'
김형준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등으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이 산업간 경계를 급속히 무너뜨리고 있다. 집과 자동차 같은 실물자산 없이도 스마트폰 하나로 숙박업과 택시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에어비엔비와 우버가 대표적이다. 노동집약형의 전통농업을 무인자동화의 첨단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스마트팜'도 예외가 아니다. 비닐과 유리온실로 외부의 기후변화와 상관없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생산 조건을 갖추고, ICT(정보통신기술)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광량·온도·습도·이산화탄소 농도 등의 실내 환경과 양액 공급을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스마트팜은 농부의 오랜 경험과 감각에 의존했던 관행농업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고 있다. 농산물의 생산량 증가는 물론, 노동시간 감소를 통해 척박했던 농업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촌에 급속히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팜 기술은 68세라는 국내 농민의 평균연령이 말해주듯,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 농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식량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일상화되고 있는 글로벌 식량위기 속에서 식량주권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안보 수단으로서도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스마트팜 기술은 대부분 온실원예 산업의 선진국인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기술이다. 프리바, 호겐드론 등의 온실 시스템 회사에서 첨단 유리온실과 복합환경제어 기술, 양액제어 기술 등을 도입해 우리 농업 현장의 재배기술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우리 농촌의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해양성 기후에 따라 연중 기온 변화가 크지 않은 유럽의 농업 환경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기술인만큼 사계절 날씨의 편차가 심한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그 효용성이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의 농촌 환경과 선진적인 ICT 및 반도체 기술이 더 적극적으로 결합되는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때이다. 지난 2021년 농식품부와 농진청, 과기정통부가 공동으로 설립한 스마트팜 연구개발사업단에서는 현재 대한민국 농축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IoT와 AI, 로봇을 활용해 생산량 증대뿐만 아니라 유통·판매까지 국내 농업환경에 최적화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할 '스마트팜 전용 MCU'(Micro Controller Unit)의 개발도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이다. 스마트폰으로 온실 내 환경조건을 제어하던 기존 단계에서 벗어나 완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될 '차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브레인'이라 할 수 있다. 인류는 그간 두 차례의 농업혁명을 통해 급격한 문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첫 번째는 곡물 재배와 야생동물 가축화에 성공하며 수렵·채집에서 농경사회로 이행하게 된 기원전 7000년경의 신석기혁명이다. 두 번째는 수천 년 간 이어져온 전통농법에서 벗어나 화학비료, 품종개량, 농약 등을 농업에 적극적으로 이용하며 획기적인 식량증산이 이뤄진 20세기 초의 녹색혁명이다. 그리고 이제 첨단 과학기술과 농업이 결합된 스마트팜을 통해 또 다른 농업혁명의 기운이 무르익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환경에 특화된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스마트팜 확산 기조 속에 한 발 앞서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 마인드로 무장한 청년층의 농업 유입을 통해 에어비엔비나 우버처럼 자신의 온실 없이도 스마트 농장을 경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수도 있다. 반도체와 농업의 융합을 통한 한국형 스마트팜의 기술혁신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인 제3의 농업혁명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머니투데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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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커뮤니케이션팀
- 작성일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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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치료의 염증 제어 원리, 신경과학으로 밝혀
남민호 KIST 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하버드대에서 국제학술지 ‘뉴런(Neuron)’과 ‘네이터(Nature)’에 발표한 논문 가운데 한의 치료의 과학적 원리를 밝힌 연구들이 있다. 침 치료가 전신의 염증을 제어하는 기전을 신경회로와 세포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다. 연구진은 무릎 아래 족삼리(足三里)로 불리는 부위의 경혈(經穴·acupoint)을 자극했을 때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특정 감각신경세포를 발견했고, 이로부터 시작해 좌골신경·미주신경·부신으로 이어지는 항염증 신경회로를 규명했다. 이는 한의학의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밝힌 사례이고 신경과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발견이다. 다양한 신경 조절 기술이 의료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과학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의학은 과학을 발전시키는 도구로도 효과적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한의치료 중 침치료는 물리적으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 효과적인 의료 기술이다. 이러한 말초신경자극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한의사들은 침을 맞은 환자가 묵직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들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침을 자극해 왔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금속 재질인 침에 전류를 흘리는 치료가 활용되고 있고, 초음파를 이용해 침의 말초신경 자극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적절한 말초신경자극이 뇌 안의 신경회로를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뇌를 직접 자극하는 뇌심부 자극술은 파킨슨병과 같은 특정 뇌질환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두개골을 천공(穿孔)하고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말초신경자극으로 뇌 심부의 신경회로를 조절해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면, 안전한 말초신경 자극술로 꼽히는 침 치료가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처럼 난치성 뇌질환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학은 박제된 의학으로 박물관에 보존되어야 할 전통이 아니라 미래 의학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학문이다. 과학에 기반한 한의 임상 효과의 이해는 생명과학과 현대의학에 영감을 제공해 긍정적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씨앗이 될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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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커뮤니케이션팀
- 작성일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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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미래를 준비하는 연구개발 피버팅
융합연구정책센터 김현우 소장 한국이 20년 만에 만난 포르투갈에 역전승을 거두며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또한번 도하의 기적이었다. 첫 번째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최종 예선전이었다. 자력으로 본선 진출이 불가능했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일본도 이라크를 2대1로 이기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경기장을 빠져나오던 선수들이 갑자기 환호했다. 이라크가 극적으로 동점골을 넣었다는 소식이었다. 29년 전 기적의 주인공이 이라크였다면 2022년의 주인공은 불굴의 투지로 추가시간에 승리를 거둔 한국팀이었다. 빌드업 축구가 본선에 진출한 강팀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강팀에 움츠려 있다가 무기력하게 패하는 경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변화에 도전하는 피버팅을 계속해야만 했다. 피버팅은 농구선수가 한쪽 발을 축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기술이다. 경쟁력 있는 선수와 기술을 축으로 전술을 새롭게 바꿨다. 9% 확률에 불과하다던 16강 진출을 실현했다. 경기내용도 달랐다. 주눅들지 않고 맞서 경기를 주도하고 승리했다. 20년 만에 맛보는 당당함 속 환희였다. 경영에서도 피버팅은 핵심전략이다. 기업은 고객, 제품, 기술이라는 세 가지 축을 갖는다. 새로운 성장을 찾는 기업은 강한 축을 중심으로 한 개 또는 두 개의 축을 변화시키는 피버팅에 나선다. 한일 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 유명 전자상거래 기업에서 구스닥이라는 사내벤처에 참여한 이를 만났다. 코스닥을 닮은 이름처럼 주식거래 방식의 전자상거래 서비스였다. 이듬해 구스닥은 대상 고객과 기술을 고정축으로 제품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마켓플레이스로 피버팅했다. G마켓의 시작이었다. 새로운 문화로까지 인정받는 인스타그램도 피버팅으로 태어났다. 2009년 구글을 퇴사한 시스트롬은 위치를 알리고 사진을 공유하면 포인트를 주는 위치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버번(Burbn)을 출시했다. 이용자는 위치정보보다 사진공유를 더 즐겼다. 버번은 사진기능에 집중하는 인스타그램으로 재탄생했다. 피버팅은 고통을 동반한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고객을 고정축으로 제품과 기술의 축에 메타버스를 추가했다. 회사명도 메타로 바꿨다. 기대와 달리 메타의 VR·AR연구소는 지난해에만 100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가도 고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이용자 감소, 틱톡과 같은 경쟁서비스가 등장한 상황에서 과거로의 회귀는 생존을 위협할 뿐이다. 피버팅은 국가 연구·개발에서도 필수다. 올해 미중 패권다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사상 최대 교역적자가 불가피하다. 금융연구원은 현재 2.2% 수준인 잠재성장률이 2030년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개발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어떤 피버팅에 나서야 할까. 선도형 연구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은 분명하다. 연구·개발에서 중요한 세 가지 축으로서 연구인력, 인프라, 제도 및 문화를 살펴봐야 한다. 2020년 기준 한국 인구 1000명당 연구에 전념하는 연구자의 수는 8.6명이다. 미국 4.8명, 중국 1.5명에 크게 앞선다. 연구인력은 고정축으로 삼아야 할 강점이다. 1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중이온 가속기 라온이 지난 10월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2020년 기준 한국은 GDP의 4.8%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미국의 3.5%, 일본의 3.3% 대비 월등히 높다. 첨단 인프라를 무한정 확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연구제도와 문화에 주목한다. 이제 연구자 스스로 세계 최초, 최고의 창의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연구문화로 나아가야만 한다. 이를 지원하는 제도의 추가와 개선도 지속해야 한다. 당장 정량적 성과감소와 불안이 엄습한다고 할지라도 멈출 순 없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도전이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16강전 승패와 무관하게 현재진행형이듯. 출처: 머니투데이(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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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붙이는 초음파 패치, 알약 초음파 내시경… 환경 규제가 키운 새 과학 기술
이병철 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세계 최초 ‘USB-C 타입 아이폰’이 2021년 이베이 경매에서 8만6001달러(1억여 원)에 최종 낙찰됐다. 1000달러 정도 하는 스마트폰이 100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팔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는데, 유럽에서는 올해 6월에 공식적으로 제조사에 상관없이 2024년까지 유럽 내 모든 신규 휴대 기기의 충전 단자를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유럽에서는 충전기가 하나로 통일되면 한 해 발생하는 전자 폐기물 1만1000t을 줄이고, 2억5000만유로(약 3400억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결정에 사용자들 관심은 애플이 어떤 공식 반응을 내놓을지로 향했다. 중요한 쟁점은 과연 큰 팬덤을 확보한 공룡 기업 애플이 자체 충전 단자로 큰 수익을 얻었는데 이를 포기하고 유럽의 규제를 따를 것인가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개최한 테크 라이브 행사에서 그 해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레그 조쉬악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애플은 유럽연합(EU) 규정 준수를 위해 아이폰의 라이트닝 케이블을 USB-C로 전환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일상생활에 전자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충전 단자를 통일하는 식의 환경 규제를 통해 전자 폐기물을 줄이는 것은 반길 만한 소식이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강화되는 환경 규제로 여러 산업의 흥망성쇠가 나타나는 사례를 최근 들어 자주 볼 수 있다. 이제는 생명과 관련된 의료 기기도 환경 규제 영향을 받게 되었다. 작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의료 영상 기기는 초음파 진단기다. 사용 건수가 1600만회에 이른다. 이와 관련된 건강보험 진료비도 한 해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초음파 진단 기기는 의료기 수출 품목 가운데 2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초음파 의료 기기도 환경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음파 영상은 변환기에 의해 초음파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꿔 영상화한다. 초음파 변환기는 납(Pb)·지르코늄(Zr)·티타늄(Ti) 등으로 구성된 압전(壓電) 소자 물질로 대부분 만들어진다. 이 세 가지 구성 요소 첫글자를 모아 PZT라 부른린다. 이는 1952년 도쿄공업대학에서 개발돼 현재까지 90% 이상의 초음파 변환기에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70년간 확고했던 지위를 머지않아 내려놓아야 할 상황이 왔다. 유럽연합의 ‘특정 유해 물질 사용 제한에 관한 규정(ROHS)’에 따라 2023년 7월부터 유럽에서는 더 이상 ‘납’이 함유된 체외 진단 의료 기기 제조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제가 가능하게 된 배경은 납이 함유된 압전 물질 대신에 반도체 제조 공정을 기반으로 한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MEMS) 초음파 소자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미국을 선두로 유럽, 일본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 동안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이뤄진 결과다. 우리도 한양대학교, 카이스트(KA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이를 선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환경 규제를 통해 대체된 MEMS 초음파 소자가 기존 초음파 변환기로는 구현이 어려운 새로운 분야로 확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피부 표면에 붙일 수 있는 초음파 패치, 뇌 혈류량 측정을 통한 기능성 초음파 뇌영상, 알약 형태로 만든 초음파 내시경, 더 나아가 3차원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혈관 내 초음파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기기는 기존 초음파 진료의 한계를 넘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회 용기 사용 제한 등 환경 규제로 인한 직간접 피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변화의 기회를 과학기술로 잡을 수 있다면 국가적 차원에서뿐 아니라 세계가 추구하는 보편적 인류 발전과 행복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조선일보(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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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블라인드 채용 폐지가 가져올 인재확보
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지난달 28일 국가 과학기술 최상위 컨트롤타워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가 대통령 주재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책이 공식화됐다. 12대 첨단기술에 5년간 총 25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 호의 미래를 이끌 성장엔진들로 손꼽혀 왔다. 하지만 그간의 요란했던 전망과 구호를 걷어내고 민낯을 들여다보면 다소 당혹스러운 사실을 발견한다. 양자 분야 투자전략에서 미국이 12억 달러 규모의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에서는 이미 150억 달러의 투자가 거듭돼 온 마당에 한국이 책정한 예산은 고작 3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새 정부의 도전적인 12대 국가전략기술 육성책이 그래서 더 반갑다. 내년 국가연구개발 예산 30조원 중 75%의 비중을 전략기술들이 차지한다. 절대적인 금액에서 열세인 우리의 예산을 감안하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접근과 자원 배분이 필수적이다. 핵심적인 부분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두 거물 삼성과 TSMC마저도 줄을 세우며 '슈퍼 을'로 군림하고 있는 노광장비 공급업체 ASML이 좋은 사례다. 기존의 판을 뒤엎는 접근 방식도 고려대상이다. 해외 연구팀들이 대형설비와 막대한 에너지 투입이 불가피한 초저온 양자컴퓨터에 매달리는 동안, KIST는 실온에서 동작하는 양자컴퓨터에 집중해 왔다. 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우리 기술로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퓨처마킹(Future Marking) 전략에 따른 것이다. 마지막으로 팀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국가전략기술은 개인 연구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KIST는 이미 수년 전부터 도전적인 연구를 팀 연구에 기반한 문화로 달성해왔다. 불가능에 도전하는 그랜드 챌린지, 세계 최고 수준의 K-LAB 같은 신규 사업들은 모두 팀 연구가 필수이다. 그간 블라인드 채용은 이런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연구팀 구성의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의 일원을 뽑는다는 것은 포스닥까지 마친 동료 연구자를 뽑는 일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공동연구를 했는지, 또 연구에 대해 어떤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등 자세한 배경을 알 수 없다보니 논문 개수 같은 정량 평가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불완전한 정보를 확인하려다보니 행정력 낭비도 심했다. 과정의 공정성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전문성과 잠재력은 물론 비용과 시간까지 희생시킨 제도였다. 우리 과학기술계가 정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 투자계획만큼이나 블라인드 채용 폐지 방침을 환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처: 파이낸셜뉴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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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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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인공수정체, 인공관절… 생체재료는 ‘100세 시대’ 여는 열쇠
[과학 라운지] 고대 이집트서 치아 대용으로 조개껍데기 쓴 흔적 나온 것처럼 생체재료 역사는 오래됐지만 면역거부 반응 같은 한계 여전 “길어야 40년!” 어느 보험회사의 광고 카피 문구다. 수술을 마치고 나오는 60세 정도로 보이는 환자의 아들에게 의사가 해주는 말이었다. 의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수명은 점차 길어져 이제는 기대수명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인데 2025년에는 20%, 2060년에는 4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고령화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지 수명만 늘어나는 것이 더 이상 반갑지만은 않다. 수명은 늘어났지만, 우리 신체의 노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바야흐로 유병장수의 시대다. 통계청의 ‘2021 고령자 통계’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24.3%였다. 고령자 4명 중 3명은 자신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구조와 기능이 전체적으로 퇴화하게 되는 것이 노화이다. 고령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제는 노화로 장기(臟器)가 기능을 잃어가는 비율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생체재료는 인체에 삽입하는 의료장치, 손상된 장기나 조직을 대신하기 위한 인공장기에 사용하는 재료를 의미한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생체재료는 치과용 임플란트라고 할 수 있다. 치과용 임플란트는 치아가 결손된 부위에 생체용 금속으로 만든 인공치근을 이식해 본래 갖고 있던 치아와 같은 기능을 하도록 하는 의료기기다. 눈과 관련한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백내장은 사물이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있다. 약물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로 치료한다. 이 경우에 사용하는 인공수정체 역시 대표적인 생체소재라고 할 수 있다.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이 닳아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 인공관절을 이용하기도 하고, 연골의 재생을 위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도 한다. 뼈를 부위별로 다른 강도로 맞춤형으로 재생시키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단한 부위에서부터 물렁한 부위까지 생체재료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생체재료의 역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 기원후 100~200년경 로마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시체에서 철로 만들어진 치아가 발견됐고, 그보다 훨씬 과거인 기원전 20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는 조개껍데기를 치아 대용으로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지금 가장 널리 사용되는 생체용 금속인 티타늄은 1950년대 이미 골접합용 소재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1965년에 최초로 환자의 치조골에 이식됐다. 이처럼 생체재료가 질병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된 역사가 짧진 않지만, 지금의 생체재료를 완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식에 따른 면역거부 반응, 시간이 지나면서 기능이 퇴화되는 등 생체재료의 한계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변 조직의 재생치유를 돕는 소재,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새로운 기능성을 가지는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환자맞춤형 의료기기를 제작하기 위한 3D 프린팅과 같은 새로운 공정기법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노화는 불가역적 현상이 아니라 진단·예방·치료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생긴 것도 생체재료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100세 시대를 여는 열쇠로 생체재료의 기술적 발전이 꼽히는 이유다. 3D프린팅으로 만든 인공심장으로 치유된 심장병 환자가 100세의 나이에도 42.195㎞를 완주하는 미래를 그려본다. 출처: 조선일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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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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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25]“양자기술, ‘제2 반도체’처럼 키워야”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양자정보연구단장 인터뷰 “미국과 협력해 국가전략기술로 지속적 장기투자 필요” “인재 육성, R&D 확대, 특별법 제정 등 다각적 지원도” “양자기술에 지속적으로 꾸준한 투자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제2 반도체’처럼 국가전략기술로 키웠으면 합니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양자기술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술”이라며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한 단장은 2012년 당시 정부출연연구기관 최초로 양자 전문 연구조직을 신설한 KIST에서 양자기술 연구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양자기술 협력센터(Korea-US Quantum Technology Cooperation Center) 개소식을 열었습니다. 이는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양국은 협력센터를 통해 한미 양자기술 협력 수요·파트너 발굴 및 연결, 협력사업 지원 등을 할 예정입니다. 한 단장은 “한미 양국의 이번 공동연구 협력은 큰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현재 세계적인 기술 패권을 가지게 된 것은 과거에 우주 기술 패권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향후 20~30년을 좌우할 미래기술인 양자기술에 앞서 가고 때문에, 양국 협력을 통해 노하우를 배우고 우리나라에 필요한 기술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 단장은 국가전략기술로 양자기술을 지정하는 게 1순위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호주가 양자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적으로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우선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한 단장은 “전방위로 다각적인 지원을 했으면 한다”며 인재 육성, 연구개발(R&D) 지원, 특별법 제정을 주문했습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양자기술 전문인력은 200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양자기술에 대한 정부 R&D 투자는 2019년 106억원에서 지난해 32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수조원을 투입하는 해외에 비해 적은 실정입니다. 한 단장은 “양자기술은 격차가 벌어지면 단기간에 만회할 수 없다”며 중장기 전략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를 비롯해 삼성전자(005930) 및 현대차(005380) 등 국내 기업도 부족한 양자기술 전문 연구자를 시급히 육성하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R&D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양자기술 특별법 제정에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이데일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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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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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경량화 인공지능과 오감 센서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김형준 소장 완전 자율주행차의 시범운행 지역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강남, 상암, 청계천, 여의도와 판교 일대를 넘어 내년에는 제주, 순천, 군산 등 전국 각지로 확대된다. 이미 상업화에 들어간 미국 32개주와 유럽연합 등을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자율주행 택시와 버스 등의 상시운행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자율운행 4단계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많은 전자기기를 대량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다. 다수의 자율주행차가 운행하기 위해서는 운전경로 계산 외에도 차량흐름, 도로환경, 교통신호 등 수많은 주변환경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만일 아주 잠깐이라도 지연과 단절이 발생한다면 자칫 되돌리기 힘든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자동차 사고는 늘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다. 자율주행차의 대중화는 바야흐로 목전에 다가온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를 상징하는 사례다. 초연결사회의 필수재인 사물인터넷은 센서, 소프트웨어, 인터넷으로 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교환하는 거대 네트워크다. 인간의 오감에 해당하는 센서들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 클라우드로 전송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클라우드가 처리할 수 있는 속도가 폭증하는 데이터 증가량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차, 응급의료와 같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분야를 시작으로 네트워크 및 데이터 처리기술의 넥스트 레벨을 고민해야 할 시기가 아주 가까워졌다. 대안으로 부상 중인 기술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의 결합체인 AIoT, 이른바 '사물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이다. 사물인터넷 센서가 수집하는 정보를 인공지능이 처리하고 분석하는 사물지능은 더 강력한 서비스와 시장을 촉발하는 초연결사회 진화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물지능의 양대 기둥 중 하나인 인공지능 기술로는 아주 적은 소비전력과 빠른 정보처리가 가능한 '경량화 인공지능'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경량화 인공지능은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과 딥러닝 분야에 적용 중인 심층신경망이 아닌 스파이킹신경망(Spiking Neural Network·SNN) 기반의 '뉴로모픽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두뇌 신경망의 동작원리처럼 외부정보를 이벤트 단위로 받아들여 그에 필요한 뉴런과 시냅스만 부분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높다. 또 하나의 반도체에서 다양한 패턴의 데이터를 동시다발적으로 연산, 저장, 학습하기 때문에 인간의 두뇌활동처럼 초저전력으로도 복잡한 대량의 정보를 신속히 처리하는 사물지능 구현에 매우 유망한 기술이다. 아울러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자체를 뉴로모픽으로 구현한다면 기술적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인체의 오감을 모방하는 뉴로모픽 센서기술은 최근 국내외에서 활발히 연구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초기단계로 신개념의 단위소자 기술과 적은 수의 소자 어레이에 대한 성능보고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에서는 경량화 인공지능과 뉴로모픽 감각기술의 사물지능 적용을 위해 데이터 집적, 시스템, 컴퓨팅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계하는 융합연구가 한창이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 시장은 막대한 투자와 높은 기술력으로 후발주자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승자독식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로모픽 감각기술을 접목한 사물지능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관심과 지원이 국가발전을 넘어 생존을 좌우하게 될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시대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 출처: 머니투데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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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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