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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핵폐기물인 ‘아메리슘’, 우주용 원자력 전지의 새로운 소재로 주목

등록일 2022-12-23 조회수 11

태양전지, 어두우면 제 기능 못해

한계 극복할 원자력 전지 개발

우주 탐사에 필요한 전력원 공급

생산 비용 저렴하고 공정도 간단

 

 

핵폐기물로 취급받던 물질이 극한 우주 환경에서 사용되는 원자력 전지의 새로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방사성동위원소 아메리슘이다. 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이 우주탐사에 적극 나서는 가운데 탐사에 필요한 전력원 공급의 주요 수단 중 하나인 원자력 전지 기술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달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NLL)는 아메리슘 기반의 우주용 원자력 전지를 대량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2900만 유로(약 399억806만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연구를 주도하는 영국 레스터대 연구팀은 최근 아메리슘을 활용한 원자력 전지의 에너지 효율과 방한 기능을 높이는 보조 장치를 개발해 이목을 끌었다. 

 

극한 우주환경에서 장시간 임무를 수행하려면 안정적인 전력에너지 공급이 필수다. 통상 활용되는 태양전지는 어둡고 추운 곳에서는 제 성능을 내지 못해 목표 임무를 수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일례로 2014년 유럽우주국(ESA)이 혜성 착륙을 목적으로 발사한 착륙선 필레호는 태양전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그늘진 곳에 떨어졌다가 3일도 채 되지 않아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다. 

 

태양전지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원자력 전지를 오랜 기간 개발해왔다. 원료물질로는 플루토늄이 활용됐다. 플루토늄은 200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 ESA, 이탈리아우주국이 쏘아올린 토성 탐사선 카시니 하위헌스호에 쓰인 이후로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졌다.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핵무기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새로운 원자력 전지 원료물질 아메리슘은 그동안 원자력 전지에 사용되지 않았다. 플루토늄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4분의 1에 불과해 같은 양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양이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이 핵폐기물로 취급받던 아메리슘 기반 원자력 전지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과학자들은 환경오염에 위협이 되면서 처분도 쉽지 않은 핵폐기물이 우주에서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면 ‘일석이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메리슘의 또 다른 장점은 저렴한 생산 비용이다. 생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원료물질 자체도 저렴해 플루토늄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생산이 가능하다. ESA 산하 우주연구기술센터(ESTEC)의 마르쿠스 랜드그라프 연구원은 “1와트(W)의 전력을 생산할 때 아메리슘은 플루토늄을 이용한 전기 생산 비용의 20% 정도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슘의 긴 반감기도 장기간 이뤄지는 우주 임무에 적합한 특성으로 여겨진다. 반감기가 길어질수록 에너지 소진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아메리슘의 반감기는 플루토늄보다 5배나 길다. 

 

한국도 아메리슘 도입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19년 영국 레스터대와 협약을 맺고 아메리슘 수입을 위한 협상 기반을 다진 바 있다. 원활하게 논의가 이뤄진다면 2028년경 국내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진태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원료물질을 사오기 위해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설득이 이뤄져야 한다”며 “원자력전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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