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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우주국, 인공지능 활용한 기술 네이처 공개
추운 계절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했던 유럽우주국(ESA)의 북극 해빙 관측 위성을 사계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영국 국립해양연구센터와 브리스톨대 등 공동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여름에도 해빙 두께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14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해빙의 대부분은 해수면 아래에 있고 9분의 1 가량만 바다 위로 노출돼 있다. 해수면 위 해빙의 두께를 알면 전체 해빙의 부피를 계산할 수 있다. ESA의 크라이오샛(CryoSat)-2 위성은 2010년부터 지구 저궤도를 돌며 북극 해빙의 두께를 관측하고 있다.
크라이오샛은 위성의 레이더 신호가 얼음 위에서 반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해 수면 위로 노출된 해빙의 높이를 추정한다. 이런 방식은 겨울에는 문제없이 작동하지만 여름에는 얼음 위의 눈과 얼음 자체가 녹아있을 수 있어 문제가 된다. 일례로 레이더 신호가 바다에서 반사된 것인지 얼음 표면에 녹아있는 물에서 반사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성 레이더 신호 데이터베이스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학습시켜 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위성이 작동하는 1년 내내 해빙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었다. ESA는 지난 10년간 북극의 얼음이 녹는 5~9월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접근방식이 이를 가능케 했다.
레이첼 틸링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원은 "여름은 북극의 해빙 면적이 가장 빠르게 감소하는 시기"라며 "이번에 얻은 측정값은 빙판의 변화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 사마도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지구과학과 교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북극 이누이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동 중 사고와 수색 구조를 늘리는 원인이 되는 장애물을 확인했다"며 "일년 내내 해빙의 두께 변화를 파악해 이누이트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지도를 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