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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원격 진단하다 얼굴 사진 유출? 디지털 마스크로 막는다

등록일 2022-09-21 조회수 31

인공지능이 진단 필수 정보만 남기고 다른 얼굴로 바꿔

 

 

얼굴 영상을 보고 질병을 진단하면서 민감한 개인정보는 가릴 수 있는 ‘디지털 마스크(digital mask)’가 개발됐다. 상용화되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늘어나는 원격 진료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획기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패트릭 유 웨이 만 교수와 중국 중산의대의 하이텐 린 교수 공동 연구진은 “의료 기록에서 진단에 쓸 얼굴 이미지는 남기고 개인정보는 차단하는 디지털 마스크 기술을 개발했다”라고 1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의 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진단용 아바타(분신) 얼굴을 만들었다. 실험 결과 의료진은 아바타 얼굴로 충분히 질병을 진단할 수 있으며, 개인 식별은 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얼굴 가리는 대신 AI로 바꿔 

 

얼굴은 숨은 질병을 보여주는 창문과 같다. 예를 들어 이마의 깊은 주름이나 눈가의 주름은 관상 동맥 질환과 연관돼 있다. 눈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면 시력 손상이나 시각 인지 발달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얼굴 영상이 불가피하게 인종과 성별, 나이, 감정 상태처럼 환자의 민감한 생체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이 같은 민감한 생체 정보가 누출되지 않도록 얼굴 영상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부분을 흐리게 하거나 잘라내고 있다. 이 경우 질병 진단에 필요한 정보까지 소실되기도 한다. 또 보정한 영상 역시 얼굴 인식 시스템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가려도 누군지 기계가 다 안다는 말이다. 

 

린 교수 연구진은 AI의 심층 학습 알고리즘에 환자의 얼굴 영상을 입력했다. AI는 얼굴 영상을 학습하면서 진단에 필요한 정보는 무엇인지, 또 개인 식별이 가능한 부분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알아냈다. AI는 이제 환자의 얼굴 영상에서 진단에 필수적인 부분만 남기고 가능한 많은 부분을 지워 개인 식별이 어렵도록 했다. 3D(입체) 재건 프로그램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바타 얼굴을 만들었다. 

 

 


◇진단 문제 없고 개인 식별은 안돼 

 

연구진은 디지털 마스크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한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디지털 마스크로 질병을 진단한 결과는 실제 얼굴 영상으로 한 것과 일치했다. 3D 아바타 얼굴이 진단에 충분히 유용하다는 의미다. 

 

다음은 개인정보 보호가 얼마나 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안과 의사 12명에게 일부분을 흐리게 하거나 잘라낸 기존 얼굴 영상과 디지털 마스크로 만든 아바타 얼굴을 보여줬다. 이후 실제 환자 5명의 사진 중 누구 얼굴인지 맞추도록 했다. 의사들은 일부를 흐리게 하거나 잘라낸 영상으로도 원본을 대부분(91%) 찾아냈지만, 디지털 마스크가 만든 아바타 얼굴은 어느 환자인지 27%밖에 식별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마스크가 만든 아바타 얼굴은 AI 얼굴 인식 시스템도 통과했다. 기계도 속인 셈이다. 환자들도 80% 이상 디지털 마스크가 개인정보 누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같은 방법으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린 교수는 “안과 질환을 원격 진단하려면 엄청난 디지털 얼굴 정보를 공유할 수밖에 없어 개인정보 보안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라면서 “디지털 마스크는 환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의료진에게 유용한 정보는 제공하는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실험은 조사 대상이 적어 디지털 마스크의 성능을 확실하게 알려면 대규모 실험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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