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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韓, 디지털·바이오 융합 가속도 … 7년내 日·中 따라잡는다

등록일 2022-12-15 조회수 8

2030 바이오 세계 톱3 청사진

융합 연구개발 年 4천억 투입

미국 대비 기술수준 85% 확보

줄기세포 유전체 지도 DB 구축

파운드리 자동화 인프라 추진

융합 의과학자 양성도 본격화

 

 

한국 정부가 '바이오 패권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제까지는 바이오 선도국을 따라가는 변방국에 그쳤다면 2030년에는 핵심부에 선 국가들 중 하나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바이오 산업에서 한국의 위치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에 이어 5위권으로 평가되는데, 중국과 일본을 제치고 바이오 '톱3' 국가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벌어진 기술 격차는 2020년 기준 3.1년에서 2030년 2.5년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1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주도국 진입의 '열쇠'는 바이오 기술(BT)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IT를 활용하면 바이오 산업의 신약 개발·제조 등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BT와 IT 각각에 대해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 많지만 접목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정부에서 적극 협력을 유도한다면 좋은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2030 바이오 선도국가 진입'을 목표로 한 디지털 바이오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신기술·신산업 창출을 추진하며 제조 기술을 혁신하고, '가상 장기' 등 기반 기술 확보와 데이터 기반 바이오 연구를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디지털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 연구개발(R&D) 우수 성과 발굴·사업화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바이오 R&D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만 4000억원에 달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디지털 기술을 바이오 분야와 융합해 연구와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바이오 선진국 진입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디지털바이오 전략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신기술·신산업 창출 △기반 기술 확보 △데이터 기반 바이오 연구 확산 △육성 생태계 조성이다. 이를 통해 △5대 인프라와 12대 핵심 기술 확보 △세계 최고국(미국) 대비 기술 수준 85% 달성 등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먼저 신기술·신산업 육성과 관련해 2023년부터 10년간 4000억원 규모의 첨단 뇌과학 분야 R&D 투자가 이뤄진다. 또 전자약 등 신개념 치료제의 시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바이오 기술에 기반한 제조산업 혁신도 진행된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로봇 기술 등을 활용해 바이오 연구와 제조공정을 자동화·고속화하는 바이오 파운드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편집·제어·복원 기술의 효율을 높이고, 줄기세포 유전체 지도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가상의 인체를 만들어 생체 기능 등을 예측하는 '휴먼디지털트윈' 기술 개발과 활용에 대해서도 지원이 이뤄진다. 바이오 전 분야의 연구 데이터를 통합해 관리하는 국가 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 구축에 2026년까지 총 17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기도 한다. 국제 수준의 데이터 등록 표준 양식을 만들어 데이터 축적을 지원하고, 클라우드에 기반한 AI 분석 환경 등을 제공해 연구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이 추진된다.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우선 우수 R&D 성과를 사업화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주요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융합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 활성화에도 나선다. 법적 기반과 규제 개선 조치 등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경숙 과기정통부 생명기술과장은 "의사와 공학 박사가 함께 연구해 융합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사업도 2023년부터 추진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정부의 집중 지원 전략이 민간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업계 현장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IT와 BT를 융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찾은 경기도 성남시의 분자진단 업체 랩지노믹스 연구소에서는 차세대 유전체 분석(NGS) 진행이 한창이었다. 먼저 병원에서 전달받은 검체에서 샘플을 추출해 이를 증폭시킨다. 이후에는 IT의 영역이다. 전문 기기가 염기서열을 읽어내며 데이터를 내고, 전문가들은 이를 검토해 다시 병원으로 분석 결과를 보낸다.

 

김명신 랩지노믹스 연구소장은 "인간이 겪는 많은 질병이 유전자가 변이되며 생긴다. 변이가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읽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GS는 인간 세포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염기서열의 일부만 추출해 분석해왔다. 전체 염기서열을 인간이 일일이 분석하는 데는 막대한 시간이 소요되고, 일반 기업에서 이를 수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NGS에서는 이 쌍들을 기기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쪼갠 뒤 IT를 이용해 분석하는 형태로 빠르게 결과를 도출해낸다. 과거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는 10년이 소요됐지만 현재는 기기 하나가 이틀 동안 30명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 김 소장은 "낚시를 해서 하나씩 물고기를 잡는 것이 과거의 유전체 분석이었다면 NGS는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IT, 바이오 인포매틱스 기술을 적용해 우리가 원하는 생선만을 추려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바이오랩 역시 BT와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다. 고바이오랩은 AI를 활용해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 사이의 데이터를 분석해 치료용 마이크로바이옴을 선별한다. 그리고 이를 다시 인체에 적용해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개발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하는 성과를 냈다.

 

고광표 고바이오랩 대표는 "이런 전 과정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플랫폼인 스마티옴"이라며 "R&D 과정 전체에 BT와 IT를 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티옴은 크게 3000명의 마이크로바이옴과 임상·역학·유전체 등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정리한 라이브러리, 평가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데이터를 통해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의 관계를 분석한 뒤 균주 후보군을 도출한다. 이어 이를 검증하고 임상화에 나서는 프로세스다.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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