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과 기업가 정신
황철주 대표이사는 직원을 선수라고 부른다. 주성엔지니어링 보다 50배 큰 회사와 세계시장을 놓고 진검 승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올림픽 선수라는 의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을 선수라고 부른다. 그리고 선수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사장실에서 결재 받고 업무보고를 받지 않는다. 선수들이 있는 현장으로 사장이 직접 가서 결재를 한다. 사장실에서 그가 하는 일은 선수들의 자랑을 듣거나 선수들의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런 평범하지 않은 사장과 평범하지 않는 선수들이 만들어 가는 주성엔지니어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황철주 사장에게 일이란
황철주 사장은 한달에 2~3일밖에 잠을 자지 않고 업무에 몰두한 적이 많다. 지금도 밤을 새운 선수들에게 “즐겁냐”고 묻는다. 그리고 선수로부터 ‘즐겁지 않다’는 말을 들으면 ‘당신은 일을 한 것이 아니고 노동을 한 것이다’ 충고한다. 황철주 사장에게 일은 해야 하는 것을 하고, 그것이 하고 싶은 것이 되고, 결국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황철주 사장이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최고수 등극하게 만든 것도 일에 대한 열정이었고, 그 열정의 밑바탕에는 1등 제품을 만들겠다는 1등의식이 존재하고 있었다.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일에 대한 열정과 목표의식이 없다면 1등 제품은 없고, 1등 R&D는 없다.
황철주 사장에게 R&D란
황철주 사장에게 R&D는 가장 쉬운 일이고, 가장 행복한 일이다. R&D는 없는 것을 있게 하는 것이고 못한 것을 하게 하는 것이다. R&D는 모방이 아니고 새로운 창조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기술을 모방해서 좀 더 새로운 것을 만들어도 중국 같은 후발주자들이 6개월 안에 동일한 제품을 생산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효율이나 생산성이 50%정도 개선한 제품은 아예 생산하지 않는다. 기존 제품에 비해 생산성과 효율이 2~3배 이상 되는 제품만 생산한다. 벤처기업은 남들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들어 세계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황철주 사장의 지론이 주성엔지니어링의 R&D철학이다.
창조적 명품을 만들려면
황철주 사장의 다른 나라가 만들지 못하는 창조적 명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현재와 같이 중소기업의 하청인프라로 대기업의 경쟁력이 유지되는 앵벌이 구조, 그리고 애플의 스티브잡스처럼 직접 상상하고 연구개발하고 마케팅까지 하는 그런 CEO가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창조적 명품이 나오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CEO는 창조적 명품을 만들기 위한 남들이 하지 않은 1%를 생각하고, 그것이 현실화 될 수 있도록 메시지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야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원들에게
메시지만 전달하는 연구리더가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선진국 기술만 모방하는 R&D도 하지 말라고 했다.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지혜를 주라고 했다. 1등 지식이 아닌 1등 의식이 있다면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R&D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뒤통수를 때리지 않는 R&D가 가장 쉽고 가장 행복한 일이다‘는 황철주 사장의 말이 짙은 여운으로 남는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