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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실험동물의 날…KIST 연구동물자원센터에 가다
- 등록일 : 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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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매년 실험동물 위령제 통해 생명 존중 되새겨
오가노이드 활용 등 본격 연구, 실험동물 희생 줄인다
화장품, 의약품 독성 테스트를 위해 한해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실험동물 사용량은 488만 마리로 집계됐다. 전해 대비 17.8%나 증가한 수치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실험동물 희생을 줄여야 한다는 영국 동물실험 반대협회에 의해 4월 24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이 제정됐다. 이에 많은 연구소가 4월이 되면 위령제를 갖고 연구개발에 희생된 동물의 넋을 기린다. KIST 연구자들도 지난 4월 연구동물자원센터 내에서 위령제를 가졌다. KIST는 2002년 실험동물실 운영 이후 2004년부터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센터의 우지완 선임전문원은 "연구를 하다보면 사용하는 실험동물에 대해 무감각해질 수 있다"며 "위령제를 통해 내가 하는 연구에 적합한 동물을 사용하는지, 적당한 수의 동물을 사용해 오·남용하고 있지 않은지, 실험동물을 다루는데 있어 필요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생명의 소중함, 실험동물에 대한 존중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작지만 특별한 KIST 연구동물자원센터
KIST는 2000년 신경과학센터 신설을 계기로 실험동물실을 설치했다. 연구를 위해 각 실험실에서 마우스를 키우기도 했지만, 실험동물 숫자가 늘고, 실험동물 관련법 등이 제정되며 적절한 시설과 환경 마련 중요성에 따라 실험동물실을 따로 갖췄다.
현재 200여 평의 공간에 일반정상생쥐, 유전자변형생쥐, 면역결핍생쥐 등 마우스와 토끼, 기니피그 등 다양한 실험동물을 키운다. 마우스는 약 1만 5,000마리로 전체 95%를 차지한다. 우지완 선임전문원은 "마우스는 인간과 유전자가 80% 닮아있고, 한 세대가 2~3년으로 매우 짧아 노화 연구나 의약품 효능검증 등 연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실험동물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29종 병원균에 대해 정기적인 미생물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오염원 유입 방지를 위해 3중 필터를 적용한 전외기 공기조화시스템, 멸균기, 살균기, 개별순환케이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만5천여마리의 동물들이 생활하는 청정동물시설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청정도 유지 및 건강한 사육을 위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연구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센터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대형 모니터다. 케이지에서 생활하는 실험동물들을 CCTV로 한눈에 볼 수 있고, 시설, 방수, 방음, 환경, 온도, 조도 등이 규제에 맞게 운영되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상 변화가 생기면 센터 관계자들에게 자동으로 연락되는 24시간 알림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동물에 직접 닿는 물건이나 먹이는 모두 멸균해 제공한다. 실험동물이 생활하는 이 공간은 밤이 되면 불이 꺼지고 습도 50%, 22도를 항상 유지하는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KIST 연구동물자원센터는 연세대학교(약 2천 700평)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 분원(약 1천 평) 규모와 비교하면 작지만 유전자변형 마우스 보유수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1만 5,000마리 중 1만 2,000마리가 유전자변형마우스) 유전자변형 마우스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변형한 쥐로 유전자 기능 이해 및 질병과의 연관관계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우 선임전문원에 따르면 유전자, 단백질, 세포 수준 연구부터 뇌종양, 암, 치매와 같은 질환 그리고 인공장기, 줄기세포 연구, AI 신경망과 같은 대체 장기분야까지 폭넓은 연구지원이 가능하다.
또 다른 특징은 연구에 필요하지 않은 유전자변형 마우스의 경우 수정란 및 정자 동결 보존 방법으로 보존한다는 점이다. 현재 약 150종을 KIST가 보유하고 있다.
통합실험동물실
무의미한 희생 줄인다...KIST 오가노이드 활용 연구 시작
최근 실험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대한 실험동물을 쓰지 않는 방향의 연구 등이 주목받는다. 예로 EU는 2013년부터 동물실험을 거친 화장품의 수입, 유통,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은 2019년부터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에 실험동물을 쓰지 못하도록 했으며 2035년부터는 완전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FDA는 지난해부터 신약 개발에 동물실험 데이터 없이 오가노이드 등의 동물대체시험법을 적용한 분석도 받아들이겠다는 발표도 했다.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개체수를 줄이고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세계적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IST는 연구변화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연구를 시작, 올해 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종합연구소 강점을 살려 타 연구소와 협업해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우 선임전문원은 "이미 만들어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 유효성 평가에 쓰는 평가 플랫폼 시스템을 개발하고자 한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유효성 평가 플랫폼은 동물을 쓰지 않아 윤리적이며 비용 절감이 되면서도 대량화에 용이하다. 자동화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돼 원내 AI·로봇연구소, 기술융합지원센터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센터는 표준화 데이터 기반 정서장애 유효성 평가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정서장애 중에서도 자폐와 우울증 동물 모델을 이용해 동물 행동 분석 기반의 표준화 데이터를 이용한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우 선임전문원은 "신규 유효성 물질의 평가 신속화와 인적, 물적 소모 자원의 감소 및 동물 사용량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24시간 운영되는 센터, 그럼에도 보람
유전자 특성 및 기능 연구에 관심 있던 우 선임전문원은 2002년 뇌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처음 KIST에 왔다. 뇌과학연구소 신경과학연구단 소속 동물실이 2015년 연구동물자원화센터가 되면서 몸집이 커졌다. 그 시기 뇌과학연구소에서 박사 학위 과정을 밟던 그는 연구동물자원화센터에 소속되며 본격적으로 유전자변형생쥐의 관리와 보존, 실험동물 윤리적 활용을 위한 IACUC 운영 및 실험동물 시설과 시설 안전 사용관리 등을 맡게 됐다.
지완 선임전문원은 센터에서 유전자변형생쥐의 관리와 보존, 실험동물 윤리적 활용을 위한 IACUC 운영 및 실험동물 시설과 시설 안전 사용관리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실험동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무의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센터의 직원들은 휴일, 연휴 상관없이 이상 변화에 대한 24시간 알림시스템이 울리면 연구소로 출근한다. 센터 시설물 관리를 주로 맡은 우 선임전문원은 센터 확장 리모델링 후 동물이 늘던 3년간은 주말, 야간 할 것 없이 늘 나와 센터를 지켰다.
주말 반납을 일정 부분 각오해야 하는 일이지만 우 선임전문원을 포함한 센터 연구원들은 연구와 실험동물 관리 등에 보람을 느낀다. 그는 "실험동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무의미한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