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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만 먹는 어린이가 고(高) 콜레스테롤? 8개월간 걸린 진단 하루만에
채소만 먹는 어린이가 고(高) 콜레스테롤? 8개월간 걸린 진단 하루만에 - 혈액 한방울로 식물성 스테롤 희귀질환 진단 기술 개발 - 해외에서 8개월 걸리던 검사, 국내 기술로 24시간만에 진단 흔히 성인병으로 알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대사질환인 동맥경화나 고지혈증이 6세 아이에게서 발병한다면, 의사나 부모 모두 당황할 것이다. 이러한 질병들은 주로 혈액내의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서 발생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 치료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음식을 대체하는 식물성 식이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약효가 없고 아이의 상태는 점점 나빠진다. 설상가상으로 병의 진단을 위해 외국에 검사를 의뢰해야 하고, 8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야 결과를 알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러한 희귀한 식물성 스테로이드 대사이상 환자의 진단 기간을 24시간으로 단축시킨 기술을 개발했다. 검사에 필요한 혈액의 양도 한 방울이면 충분해서 어린 아이뿐아니라 신생아에게도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분자인식연구센터 최만호 박사와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지훈상) 소아청소년과 유은경 교수 공동 연구팀은 혈액 한 방울을 이용하여 식물성 스테롤 대사이상 질환을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죽상동맥경화로부터 차별화 될 수 있는 간편하고 정확한 진단 기술을 개발하였다. 해당 기술은, 한국 및 미국 내 특허출원이 완료되었으며, 국내 최초로 진단된 임상환자 증례는 임상내분비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5월호에 ‘Sitosterolemia Presenting With Severe Hypercholesterolemia and Intertriginous Xanthomas in a Breastfed Infant: Case Report and Brief Review‘라는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동물성 콜레스테롤과 달리 식물성 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고 배설된다. 하지만 식물성 스테롤 대사이상 질환 환자들의 경우에는 식물성 스테롤이 배설되지 않고 체내에 흡수된다. 문제는 두 스테롤의 구조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현재의 혈액 내 총콜레스테롤 측정기술로는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죽상동맥경화로 오진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는 것. 이런 환자들에게 고콜레스테롤 환자와 같은 치료가 실시되면 약물의 약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식물성 스테롤 식이요법으로 인해 몸 속 스테롤 수치가 증가하게 되어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식물성 스테롤을 판별하기는 쉽지 않다. 다양한 형태로 체내에 존재하는 스테롤들을 구분하여 분석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스테롤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분석기술이 있어야 하고, 스테롤 대사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때문에 그동안 미국에서도 스테롤 관련 연구를 하는 소수의 그룹만이 명확히 질병을 진단할 수 있었고, 혈액을 미국으로 송부하고 결과를 전송하는 데 약 8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식물성 스테롤과 콜레스테롤의 개별 농도를 분석한 결과, 정상인에 비해 대표적인 식물성 스테롤인 시토스테롤, 캄페스테롤, 스티그마스테롤의 비율이 10~20배 이상 현저히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시토스테롤레미니아, 즉 식물성 스테롤 대사이상 질환 환자임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병원으로부터 운송된 혈액이 묻어있는 진단지로부터 화합물을 추출 및 정제하고, 질량분석법을 통해 개별 농도를 분석하는데 걸린 시간은 24시간. 국내 유일의 스테롤 분석에 대한 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해당 분석 기술은, 혈액 한 방울로부터 20가지 이상의 콜레스테롤 대사물질들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콜레스테롤은 뇌, 신경계에 많이 분포하며 호르몬 합성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에 관한 연구는 신체 대사와 관련되는 모든 질환 및 생애 전주기적 질환극복을 위한 모니터링 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 진단에 쓰이는 장비들과 시료채취방법은 이미 많은 병원이나 연구소에서 쓰이고 있어, 사회적인 추가 비용도 적다. 그러나 기술이 실질적인 임상진단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을 통하여 병원에서 정상인들의 스테롤 기준 값이 명확히 설정될 필요가 있다. 이는 후속 연구를 통해 밝힐 수 있을 것이다. KIST 최만호 박사는 ”식물성 스테롤 대사이상 질환은 그동안 진단이 어려워 희귀 질환으로 인식된 면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혈액 내 스테롤 농도를 측정하게 되면 더 많은 환자 파악이 가능하며, 이에 맞는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본 연구는 KIST의 연구 개발 방향인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와도 방향을 같이 하는 것“이라 밝혔다 ○ 그림설명 <그림 1> 콜레스테롤 및 3가지 대표적인 식물성 스테롤 구조, 구조가 비슷해 차이를 분석하기 쉽지 않다. <그림 2> 콜레스테롤 대사이상 검사 방법 <그림 3> 환자군과 정상군의 한 방울의 혈액으로부터 측정된 콜레스테롤 및 식물성 스테롤의 대사비율 평가 결과 - 환자군은 정상군에 비해 콜레스테롤에 대한 시토스테롤(A), 캄페스테롤(B) 및 스티그마스테롤(C)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음.
창의포럼 승효상 건축가의 땅과 건축(2014.05.21)
빌딩과 아파트로 획일화된 개발도시 서울에서 한옥지킴이를 자처한 외국인들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 개발업자들에게 소송과 물리적 시련을 당하면서도 한옥을 보존하려는 푸른 눈의 외국인을 보고 있노라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중세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는 유럽의 도시들과 600년 고도(古都)의 흔적을 궁궐에서만 찾을 수 있는 우리의 서울을 비교할 때마다 서글퍼진다. 터무니 5월 창의포럼 강사인 승효상 선생은 사람에게도 지문이 있듯 땅에도 고유한 무늬인 터무니가 있다고 했다. 그는 땅이 가진 고유한 무늬를 밝혀내고, 땅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곳에 맞는 건축을 해야 한다고 했다. 건축을 부동산과 같은 축재의 수단으로 삼아 산을 갈아엎고 계곡을 메우는 행위는 인간존엄성에 대한 배신이며 범죄적 행위라고 했다. 건축을 공학과 예술로 이해하는 것은 협소한 해석이며 그 본질은 공간을 구축하는 것이라 했다. 건축설계는 공간구성을 통해 다른 사람의 행위와 삶을 조직하는 것이기에 결국 사람을 이해해야 하는 인문학이라 했다. 우리 선조들은 땅, 자연과 교감하며 그곳에 맞는 건축을 했는데 지금의 우리는 터무니없는 개발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스터플랜과 개발 미래를 위한 꿈같은 도시라 칭송받았던 세인트루이스의 계획도시는 인종, 부자와 가난한 자, 공공과 개인의 영역을 분리해서 건설되었다. 분리된 도시에 범죄가 횡행하면서 슬럼화 되고, 이로인해 도시는 결국 파괴되고 말았다. 승효상 선생은 이를 모더니즘 건축의 종말이자 마스터플랜의 폐기라고 했다. 그 실패한 마스터플랜이 우리나라 계획도시의 절대적인 교본이라 했다. 상업지구, 도심, 부도심 등 용도에 따라 다른 색깔이 칠해지고 위계적 질서의 계급도시가 만들어졌다. 색깔이 나타내는 것은 개발에 대한 인간의 욕망 즉 땅값이다. 그곳에 거주하는 우리는 잘못 만들어진 도시구조로 인해 소통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대립하며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마천루와 지배자 중심의 개발 직립보행하는 인간이 중력에서 벗어나 땅에서 떨어지려는 욕망이 빚어낸 건축물이 마천루(Skyscraper)이다. 승효상 선생은 마천루라는 단어 뜻 자체도 오만불손하기 짝이 없는 ‘하늘을 닦는 집’이라했다. 높은 건물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동양에서는 탑으로 서양에서는 고딕양식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높이에 대한 인간의 욕망만큼 오래된 것이 바로 중심과 지배에 대한 욕망이다. 르네상스 시대에 만들어진 성베드로 성당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돔의 하부는 교황이 거쳐하는 곳으로 중심을 움켜진 자가 공간을 지배한다는 사상을 잘 보여 준다고 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보아도 성주가 거주하는 이상도시 중앙을 계급적 위계질서로 방어하는 기하학적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고 했다. 권력자와 지배자가 중심에 군림하는 완벽한 위계를 바탕으로 도시와 도로가 설계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담은 서양도시의 원전이었다. 빈자의 미학, 비움과 공유 가난할 줄 아는 사람의 미학(빈자의 미학)을 실천하는 승효상 선생이 말하는 좋은 건축은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배제한 비움과 공유였다. 승효상 선생이 말한 비움을 대표하는 것이 우리의 마당이다. 중동의 중정(中庭)은 날씨 때문에 만들었고, 중국의 중정은 계급적 질서 때문에, 일본의 중정은 단지 감상을 위해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의 중정인 마당은 비움과 채움이 반복되는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다. 노동하고, 잔치를 벌이고, 제사지내고, 놀이하고, 교육하는 행위가 끝나면 다시 비워져서 생각을 위한 사유의 공간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세계의 건축가들이 동양의 파르테논이라고 찬사를 보내는 ‘종묘’에 있는 월대 또한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는 에너지가 충만한 비움의 공간이라 했다. 승효상 선생이 말하는 건축에서의 공유란 삶의 공동체를 위해 서로 나누는 것이라 했다. 아랫 집의 지붕이 윗집의 테라스가 되고, 옆집과 벽을 공유하고, 집 밖의 공간은 공동체를 위한 이동의 공간이 되고, 쉼터가 되고, 시장이 된다고 했다. 하늘아래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에게해의 그리스 산토리니도 이런 모습이었고, 점점 사라져가는 우리의 달동네도 이런 모습이라 했다. 산토리니는 지금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우리의 달동네는 개발이라는 테러로 사라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승효상 선생은 철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의 말을 인용하면서 ‘지식인은 자기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추방해서 잘못된 제도와 싸우는 사람’이라 했다. 박제된 이론의 도그마에 정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경계 밖을 지향하는 연구자의 자세, 진정한 노마디즘의 실천가를 그려본다.
한·EU 과학기술 협력 프로그램 본격화(2014.05.13)
우리 원 유럽연구소(소장 이호성)가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원장 류용섭)과 함께 글로벌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 독일 자브뤼켄에 위치한 유럽연구소는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과 한·EU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글로벌 과학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협력업무 협약’을 5월 13일 대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에서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은 최근 대두된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 개발, 성과확산을 위한 기술사업화 교육, 글로벌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연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협약서에는 △교육 훈련 공간 공동활용, △프로그램 공동 개발, △상호 자문 및 정보 교류, △기타 협력 분야 교류 사업 추진 등 상호 협력 증진을 위한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따라, 양 기관은 오는 9월부터 매년 국가과학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Korea-EU Innovation Academy"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양 기관은 국내 정부 출연(연), 대학의 국제협력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KIST 유럽에서 EU 핵심 기구의 전문가가 직접 EU의 R&D 프로그램을 교육한 바 있다. 올해는 협약 체결로 본격적으로 양기관의 협력 프로그램이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 교육은 연구개발 성과확산을 위한 기술사업화, 연구원 창업 및 지원정책이 중심이 될 예정이다. 유럽연구소 이호성 소장은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국가과학기술인력들이 EU의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고, 유럽 R&D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이를 통해 “한-EU 과학기술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고 R&D 성과 확산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질분야 융합연구 국제심포지엄 개최(2014.05.02)
우리 원은 5월 8일(목)부터 5월 10일(토)까지 3일간 본원 국제협력관 컨벤션홀에서 물질분야 융합연구 국제심포지엄인 ‘2014 KIST-IMCM Symposium for Spectrum Conversion Technology and Application’을 개최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파장변환기술 및 그 응용기술’인데 파장변환기술은 특정한 소자에서 활용되지 못하는 광의 파장(태양전지의 경우 자외선 또는 적외선)을 활용될 수 있는 광의 파장(태양전지의 경우 가시광선)으로 변환시켜주는 기술로서 태양전지에서의 효율 증대, 실리콘 기반 UV 검출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롭게 응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심포지엄의 세부주제는 '파장변환을 위한 소재 기술(Materials for Spectrum Conversion)', ‘파장변환을 위한 나노포토닉스 기술(Nanophotonics for Spectrum Conversion)', '파장변환을 위한 디바이스 응용기술(Device Application of Spectrum Conversion)'이며 영국 노팅엄대(University of Nottingham) 모하메드 헤니니(Mohamed Henini) 교수,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토모코 아카이(Tomoko Akai) 박사, 홍콩과학기술대학교(HKUST) 지용 판(Zhiyong Fan) 교수, 포항공대(POSTECH) 조길원 교수 등 25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과 70여 편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하는 다원물질융합연구소 이광렬 소장은 “본 심포지엄에서 소재분야의 연구자들과 에너지 분야의 연구자들이 융합연구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아젠다를 발굴하기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 이라고 설명하면서, “특히 태양에너지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의 개발과 그 응용 기술의 연구를 통해 최근 가장 중요한 글로벌 아젠다로 부각되고 있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의 해결을 모색해 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창의포럼 김주영 작가의 상상력의 힘(2014.04.23)
작가들의 경험은 소설의 중요한 소재이다. 김훈의 ‘칼의 노래’는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읽은 ‘난중일기’가 모티브였고, 박범신의 ‘은교’는 강경의 황금들녘에서 경험한 치명적 아름다움이 주인공 은교로 형상화되었다. 김주영 작가의 창작에너지도 어린시절의 경험이다. 가난의 경험 김주영 작가의 유년시절을 대표하는 단어는 ‘가난’이다. 먹을 것이 없어 술지게미로 허기를 달랬다가 술 냄새 때문에 선생님께 혼이 났다고 했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그가 즐겨 찾은 곳은 수돗가였다. 지독한 굶주림에 어머니께서는 소년 김주영에게에게 ‘절대 뛰지 마라. 엎어지면 못 일어난다.’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수업료는 고사하고 책과 공책을 살 돈도 없어 창호지를 엮어서 노트를 만들었다. 김주영 작가 연배의 아버지 세대에게 많이 들었던 이야기지만 작가의 맛깔스런 비유가 그 시대를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김주영 작가는 그가 겪은 가난, 그로 인한 수치심, 고통, 응어리가 글의 소재가 되고, 창작의 에너지라 했다. 김주영 작가의 글에서 가난과 함께 늘 등장하는 것이 어머니다. 엄마, 엄마, 엄마 이런 연유에서인지 ‘천둥소리’, ‘홍어’, ‘멸치’, ‘잘가요 엄마’ 등 작가의 작품에는 어김없이 어머니가 등장한다. 전작들에 등장하는 어머니가 상상 속의 어머니라면 ‘잘가요 엄마’의 어머니는 김주영 작가의 실제 어머니다. 아버지가 계셨지만 중학교 입학 후에야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고, 어머니 혼자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가난은 필연이었다. 모진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어머니는 재혼을 했고, 그 재혼이 작가의 어린 가슴에 못을 박았다. 작가의 기억 속에 어머니는 가난, 고통, 슬픔, 회한, 수치였다. 그 아픈 기억은 마흔이 될 때까지 작가와 어머니를 단절시켰다. 어린 시절의 처절했던 고통의 기억이 소설의 소재가 되고, 창작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을 느낀 후에야 작가에게 어머니는 은혜로운 존재로 다가왔다. 작가는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내면서 관계를 복원했다. 마음 속에 고통과 회한, 치명적 경험을 준 어머니를 빼고 작가 김주영과 그의 작품을 논할 수 없다. 책, 유일한 친구 과부집의 가난한 아이인 김주영은 함께 놀 친구가 없었다. 외톨이 김주영에게 유일한 친구는 책이었다. 청송군 월전리 외톨이 소년 김주영은 책을 사기위해 80리 떨어진 안동까지 걸었다. 80리 비포장길을 책을 읽으며 걷다보면 집에 도착할 때 쯤에는 이미 새 책을 다 읽은 후였다. 대학시절 거지와 같이 생활할 정도로 가난했지만 김주영 작가는 책만은 놓지 않았다. 가난한 외톨이 소년을 지탱해준 겪이 없는 친구 ‘책’이 그를 작가의 길로 인도한 매개체였을 것이다. 김주영 작가는 미국의 여성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예를 들며 최악의 밑바닥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그녀를 변화시킨 것도 결국 책이었다고 했다. 호기심과 상상력 책이 김주영 작가 밥벌이의 길을 열었다면 상상력은 그의 작품을 풍성하게 하는 재료였다. 그는 이념이나 종교에 너무 몰입하면 반쪽 세상만 보게 되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라고 했다. 꿈꾸는 사람과 함께하면 저절로 꿈이 생긴다며 서식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비단잉어 코이의 예를 들었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 그것을 통해 얻은 지혜가 상상력의 원천이라 했다. 또한 모든 상상력의 근본적인 출발점은 인문학이라며 독서와 영화감상을 권했다. ‘객주’라는 작품을 위해서 전국의 장터라는 장터를 모두 다녔다. ‘화척’이라는 작품을 위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개성을 가려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절필선언을 했다. 작품에 적합한 한 단어를 찾기 위해 밤새워 국어사전을 뒤졌다. 팔순에 이른 지금도 현장의 생생함을 작품 속에 녹여내기 위해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김주영의 상상력은 철저한 현장정신에 있다. 우리는 80대 노작가처럼 치열하게 현장을 누비고 있는가?
3D 프린터를 이용한 점자 및 촉각 형상 제작 기술, 이제 시각장애인들의 교육 속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점자 및 촉각 형상 제작 기술, 이제 시각장애인들의 교육 속으로! - 크기, 형태, 색깔을 올록볼록 다양하게, 3D 프린터로 촉각형상 제작 - 평면적인 교과서 그림 입체화되어 시각장애인용 교육 자료로 활용 - 표면 처리로 친환경, 튼튼한 제작물 제작 점자(點字)는 솟아있는 점으로 만든 글자로 시각장애인들이 촉각을 통해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수단이다. 최근 점자 프린터 등의 개발로 시각장애인들의 편의성이 높아졌지만 책자의 부피나 내구성 등 해결할 문제가 많다. 또한 점자책 외에 시각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제작물 종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이다. 생산기술의 혁명이라고 일컬어지는 3D 프린팅 기법과 3차원 표면 열처리 기술을 결합하여 쉽고 빠르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제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기술을 활용하면 점자책 뿐 아니라, 점자 그림책, 교육도구 등 다양한 제작물을 만들 수 있고, 색깔과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 할 수 있다. UV 코팅과 같은 화학처리 공정이 없어 인체에도 무해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다원물질융합연구소 문명운 박사 연구팀은 ‘재료를 적층해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3D 프린팅 기법과 3차원 열처리 기술을 결합하여 선, 곡면 등 다양한 형상과 높이가 가능한 3차원 촉각 제작물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제작물의 내구성과 접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열처리 기법을 표면에 도입했다. 개발된 연구 성과는 국내특허로 출원되었다. 현재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제작물은 종이에 점을 찍어 글로 표현한 점자문서나 책이 대부분이다. 사과, 나무 등 기초적인 사물의 외곽선을 점자의 솟아있는 점을 이용하여 종이에 표현한 그림책이나 지하철이나 관공서 안내판 위에 찍은 점자들은 있지만 판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복잡한 지도의 등고선이나 형태가 복잡한 지진발생과정과 같은 교육 자료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3D 프린터 기법 중 3차원의 모델 자료를 기반으로 필라멘트를 한층 한층 쌓아 올리는 적층가공 기법을 이용했다. 이 기법은 컴퓨터지원설계(Computer Aided Drawing, CAD) 데이터를 활용하여 짧은 시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복잡한 3차원 형상의 축소된 모델이나 시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림 1a 참고). 이러한 방식은 최종 제작물의 재료가 되는 필라멘트를 적층하는 횟수를 조절하여 제작물의 크기와 모양, 두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작물은 글자위주였던 점자 문서 안에서 표나 그림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필라멘트의 색깔을 달리하면 3차원 입체 구조물을 다양한 색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그림 1b 참고) 산의 모양이나 지도의 등고선 등 복잡한 구조를 실제 색깔과 유사하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몇 달이 걸리는 제작시간을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어 교육현장의 수요를 빨리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촉각 제작물은 대부분의 정보 습득이 손의 감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해야 하고,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촉각 제작물 제작 후 표면을 Thermal Flow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160도 이상의 열로 표면을 처리하게 되면 고체화된 필라멘트가 녹으면서 표면의 미세 구조 내로 스며들어 제작물 사이에 접착력이 향상된다 (그림 2 참고). 표면 처리한 제작물은 플라스틱 소재여서 기존 종이 재료보다 재료 자체의 내구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외부 충격에 대한 내구성 또한 향상되었다.(그림 3 참고). 이러한 열처리 기법은 3D 프린터 적층 제작시 발생하는 경계면에 의한 표면 거칠기 또한 완화시킬 수 있어 매끄러운 표면 처리공정도 가능하다. 본 연구는 표면처리 기술을 통한 점자와 표면과의 접착력의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로 이루어진 표면에 적용가능하다. 또한 3D 프린터를 이용하므로 시각장애 학생들이 쉽게 만져서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지도나 동식물의 성장 과정 모델 등의 학습자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이날 다원물질융합연구소(소장 이광렬)와 서울 맹학교(교장 이유훈)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시각 장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입체 학습 자료 개발에 협력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한 공동연구 양해 각서를 체결하였다. KIST 다원물질융합연구소 이광렬 소장은 “개발된 자료는 시각 장애인들의 교육과 생활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색깔과 형태가 다양해 비장애인 학생의 교육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며, “장애인의 교육과 행복을 위한 따뜻한 R&D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설명> ** 3D 프린팅 기법 :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3D 프린터 방식 중에서 FDM 프린팅 기법을 사용하며 이 방식은 열가소성 필라멘트를 순간적으로 가열하여 노즐 장치에 의해 압출시킨 후 얇게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견고하고 열적으로 안정적인 결과물을 출력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들 때문에 건축, 자동차 및 산업용 부품 소재, 의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 Thermal reflow 방식 : 3D 프린팅 기법에 의해 출력된 제작물에 열이 가해지면 열판의 온도가 열가소성 필라멘트의 용융점에 도달하게 되어 분자간 결합이 느슨해지고 점성이 낮아져 다시 재용융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적층된 형상 내의 표면에너지를 축소화하려는 표면장력에 의해 표면이 리플로우 (reflow) 되어 매끄러워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재융용되는 동안 접촉하고 있는 기판의 빈 공간 내에 필라멘트가 스며들어 완벽하게 접착될 수 있다. <그림 설명> <그림 1> (a) FDM 3D 프린팅 기법의 장치에 대한 도식도, (b) 프린팅 기법에 의해 제작된 사과 모양의 3차원 촉각 형상과 사과 내부에 점자 영문 표기법에 따라 APPLE을 점자 규격에 맞춰 점자로 제작한 촉각 패턴을 보여주는 이미지이다. <그림 2> Thermal reflow 처리 전 종이 기판에서 탈착된 점자 형상의 뒷면 이미지 (a,b)와 탈착된 자리를 보여주는 종이 기판 이미지 (c,d); Thermal reflow 처리 전에는 필라멘트와 종이 사이의 부분적인 접착으로 인해 외부 압력에 의해 점자 형상이 쉽게 탈착되었으며 점자 형상의 뒷면에 종이를 구성하고 있는 셀룰로우즈에 의해 형성된 눌린 자국만이 남아 있음을 확인하였다. Thermal reflow 처리 후에 해당되는 점자 형상 뒷면 이미지 (e,f)와 종이 기판 이미지 (g,h); 처리 후에는 재용융되는 동안 필라멘트가 셀룰로우즈 구조 내의 빈 공간으로 스며들어 접착력이 강해져서 인위적인 탈착시 셀룰로우즈가 함께 뜯겨졌음을 점자 형상 뒷면 이미지를 통해 볼 수 있고, 종이 기판에서도 뜯겨진 자국이 확연하게 들어났다. <그림 3> (a-c) 기존의 천공방식과 (d-f) 본 발명에 의해 제작된 점자 형상의 내구성 테스트를 통해 변화된 결과를 비교한 이미지. 내구성 테스트는 5 N의 무게를 지닌 쇠구슬을 패턴 형상 위에서 100 mm/s의 속력으로 12.5 m 돌려 측정 전(a,d)과 측정 후(b,e)의 이미지를 비교하였다. 천공방식에 의해 제작된 점자는 형상이 쉽게 눌려 찌그러지는 반면, 3D 프린팅 기법과 thermal reflow 처리를 통해 제작된 점자는 형상 변화가 없이 강한 내구성을 보였다. <그림 4> 제작물 샘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