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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풍요로운 한가위, 이 '과학기술' 덕분에 가능해졌다

등록일 2022-09-16 조회수 24

단백질의 필수 구성요소 '질소'…과거에는 번개·박테리아 도움 받아

독일 화학자들이 개발한 '하버 보슈법'…인류 식량 생산 증대의 기폭제 

 

 

굶주림 걱정 없는 추석, 한가위는 역사에서도 최근 등장한 풍경이다.

 

현대에도 풍년과 흉년의 개념은 살아있지만, 그 이전 시대 식량 생산량을 기준으로 보면 현대는 언제나 풍년이다. 갑작스러운 전쟁이나 이상 기상 현상 같은 돌발 상황, 식량 배분의 불균형·가격 문제 같은 정치·경제적 문제를 제외하면 기술적으로 현대 농업은 몇십억명을 먹여 살리고 있다. 

 

이런 일은 '질소 고정 기술'의 발달 덕분에 가능해졌다. 과거 식량 생산이 어려웠던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질소 활용이었기 때문이다. 

 

지표 인근의 건조한 공기에는 70% 이상의 질소 기체가 있을 만큼 질소는 풍부하지만, 문제는 공기 중의 질소가 너무나도 안정적이라 쉽게 반응하지 않아 활용하기 까다롭다는 것이다. 

 

단백질은 호르몬, 효소, 조직 구성, 항체 등 여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체에 필수적인데,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질소가 필요하다. 

 

대기 중의 안정된 기체로 존재하는 질소를 생물체가 이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 등으로 바꾸는 과정을 '질소 고정'이라고 한다. 

 

생물이 개입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대표적인 질소 고정 현상은 '번개'다. 번개가 칠 때 고압의 전류에 의해, 대기중 질소와 산소가 결합해 빗물에 녹아 땅이 비옥해진다. 

 

번개로 만들어지는 비옥한 땅이 충분하지 않았던 인류는 농작물을 시작하면서 질소를 땅에 붙들어 놓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콩 번갈아 심기'와 '퇴비'다. 

 

일부 박테리아는 대기 중의 질소를 암모니아로 바꿔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질소 고정 박테리아의 일부는 독립적으로 토양에 존재하기도 하지만, 콩과 식물의 뿌리혹에 붙어 공생하기도 한다. 콩과 식물을 심어 뿌리혹박테리아의 질소 고정 효과를 보는 것이다. 

 

'콩 심기'가 질소 고정이라면 '퇴비'는 이미 생명체와 그 부산물에 고정된 질소를 비롯한 각종 성분을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퇴비는 발효와 숙성을 거쳐 식물이 이용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한다. 

 

인류 인구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온 '인공 질소 고정'은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칼 보슈가 개발했다. 그들이 발명한 '하버 법'(하버 보슈법)은 현대 산업에서도 사용되는 암모니아 합성 공정이다. 

 

질소(N₂)와 수소(H₂)를 암모니아(NH₃)로 만들어 내는 화학식은 간단하지만, 대규모 공정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우선 안정된 질소 기체를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는 형태로 바꾸는 과제가 있다. 또 이 반응은 발열반응인데, 반응 속도를 높이겠다고 가열하다 보면 생산량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버 보슈법은 이 문제를 촉매와 압력으로 해결했다. 무작정 온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압력과 촉매를 이용해, 적당한 온도에서 반응 속도와 생산량의 두마리 토끼를 잡는 법을 찾아낸 것이다. 

 

하버는 하버법에 대한 공로로, 보슈는 고압 반응 용기 개발 공로로 각각 노벨상을 받았다. 

 

현대에도 암모니아는 하버 보슈법으로 대량 생산되며, 농업 생산량을 혁명적으로 높인 질소계 비료뿐 아니라 질산과 같은 화학 공업의 원료로도 활용돼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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